12명의 토트넘 소속 선수들은 월드컵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대한민국의 손흥민, 벨기에의 얀 베르통언,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뉴시스/AP, 신화>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월드컵처럼 큰 대회는 선수가 한 단계 성장하는데 있어 중요한 계단이 된다. 경기의 수준과 무게감이 완전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물론 월드컵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슈퍼스타도 있지만, 월드컵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토트넘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은 각별하다. 핵심선수들이 월드컵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토트넘 소속 선수는 무척 많다. 무려 12명으로, 단일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를 월드컵에 보냈다. 포지션도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다양하다.

우선 대한민국의 손흥민이 있고, 잉글랜드 대표팀엔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 대니 로즈, 키에런 트리피어가 있다. 벨기에에도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무사 뎀벨레가 포함됐고, 프랑스의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키고 있다. 또한 16강에서 잉글랜드를 만나 멋진 경기를 펼친 콜롬비아엔 다빈손 산체스가 있었고, 토트넘 중원의 핵심인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조국 덴마크를 16강까지 이끌었다.

단순히 많은 선수를 보내기만한 것은 아니다. 토트넘 선수들은 현재까지 총 1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6골의 해리 케인은 득점왕을 노리고 있고, 손흥민도 2골이나 넣었다. 여기에 델레 알리, 얀 베르통언, 무사 뎀벨레 등도 1골씩을 기록했으며,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1골 1도움, 키에런 트리피어는 1도움을 기록했다. 아직 잉글랜드의 4강전이 남아있어 토트넘 선수들이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은 열려있다. 아울러 미드필더와 수비수, 골키퍼 역시 제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

특히 12명의 월드컵 출전 선수 중 16강 이상 진출한 선수가 11명에 달하고, 9명은 4강까지 진출했다.

토트넘에겐 일단 반가운 일이다. 핵심 주전선수들이 너무나도 큰 경험을 하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들의 기량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몸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걱정도 없지 않다. 격렬한 월드컵을 치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걱정을 지우긴 어렵다.

실제로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와 체력 및 컨디션에 문제를 겪는 경우는 이전에도 적지 않았다. 시즌을 마치고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재차 모든 것을 쏟아 붓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토트넘은 한두 명의 선수가 아닌, 주전급 선수 12명이 여기에 해당된다.

결국 토트넘의 다음 시즌 관건은 월드컵에 다녀온 선수들이 얼마나 잘 회복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토트넘에게 득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다음 시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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