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정계복귀를 예고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미국 LA로 떠났다. 홍준표 전 대표가 출국 전에 정계복귀를 예고하자 당내 일부 의원들이 벌써부터 반발했다.

홍 전 대표의 ‘미국행’은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첫 공개일정이다. 이날 홍 전 대표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좀 쉬었다 오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원이니까 당으로 와야겠지”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계복귀를 예고한 발언이다. 다만 2020년 21대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절대 안 나간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홍 전 대표 복귀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1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결국 이번 지방선거 참패를 책임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것은 위장꼼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전당대회가 꼭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일찌감치 홍 전 대표 정계복귀 가능성 차단에 나섰다.

정우택 전 원내대표 역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뉴스를 통해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12월 복귀 의사 운운하는 이런 기사를 봤다. 지방선거 패배에 전적으로 책임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 복귀 운운하는 건 책임정치에 어긋난다”며 홍 전 대표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해 비판했다.

다만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홍 전 대표의 ‘전당대회 재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앞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라면서도 “지켜보자”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당내 상황에 따라 찬반 여부를 택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홍준표의 ‘상왕정치’ 가능성

홍 전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말까지 나라가 나가는 방향을 지켜보겠다. 홍준표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을 받을 때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시사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홍 전 대표 정계복귀에 거세게 반발해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홍 전 대표 측근이 전면에 나서서 활동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전 대표는 1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추석 이후 한국에 돌아온 후 다시 정치활동을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주면 답해주겠다”라고만 했다.

그러면서도 당내 계파갈등 상황에 대해 “모두가 한 마음이 돼 (당 개혁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가 못하다”라며 “치열하게 내부 논쟁하지 않고 또 다시 미봉으로 그치게 되면 그 갈등이 계속간다. 그래서 치열하게 내부 논쟁을 하고 종국적으로는 하나가 돼 건전한 야당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 측 인사는 1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홍 전 대표가 대리인을 내세워 이른바 측근 정치를 시도해본 적이 있는만큼 향후 전당대회에서 또 다시 이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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