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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막걸리는 어디로 갔을까④] ‘막걸리 르네상스’ 다시 올까

막걸리 열풍은 2010년 전후 우리나라를 강타한 대표적 사회현상 중 하나다. 시장에선 각종 막걸리 전문 프랜차이즈가 범람했고, 문화계에선 막걸리를 소재로 한 노래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2010년 초중반을 거치며 수출은 급감했고, 막걸리 전문점들도 줄줄이 폐점신세를 면치 못했다. 수 년 만에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그리고 전통주 막걸리의 현주소는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시사위크>가 진단해봤다. [편집자주]

 

일본에서 건너온 막걸리 열풍이 지나가면서 국내에선 새로운 막걸리의 등장과 함께 인식전환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추진되고 있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앞서 기획에서 살펴본 대로라면 국내 막걸리 산업에 위기감이 감돈다. 일본 발 열풍에 취해있다 급감한 시장 및 트렌드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고, 일본 사케의 해외시장 약진을 지켜보기만 하는 처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상황이 결코 나빠진 건 아니라고 말한다. 기초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잠시간의 유행처럼 다가온 막걸리 열풍은 사그라질 수밖에 없었지만, 얻은 것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1년 최고점보다 줄긴 했지만 붐이 일기 전에 비해 막걸리 품질이 다양화 됐고 시장도 커졌다”며 “예전엔 막걸리라면 장년층이 마시는 술로 인식됐지만, 요즘엔 인지도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 막걸리 열풍 그쳤지만… 과거보다 규모 확대

실제 2011년 이후 국내 막걸리 출하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017년 내수출하량(32만2,547kl)은 2008년도의 2.3배에 달한다.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민속주+지역특산주)의 면허도 2008년 331개에서 2016년 기준 872개로 증가했다.

정부와 업계도 제2의 막걸리 부흥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국내 막걸리 업체들은 새로운 수요인 젊은 층을 잡기 위한 노력으로 막걸리의 다양화를 시도 중이다. 국순당의 경우 아이싱 및 쌀***(바나나, 복숭아, 크림치즈) 시리즈를 비롯해 커피막걸리 ‘막걸리카노’를 시장에 내놨다. 또 서울장수막걸리는 올해 파인애플 맛을 첨가한 ‘드슈’와 카카오닙스를 첨가한 ‘막카오’를 출시했다.

정부차원에선 소규모 양조장 중심의 활성화 정책으로 기초를 다지는 게 눈길을 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한 ‘찾아가는 양조장’은 콘텐츠가 될 만한 양조장을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체험 및 관광이 가능하도록 환경개선과 품질관리, 홍보, 스토리텔링 등이 지원된다.

당장 눈에 띄는 효과는 매출 상승이다. 지난해 선정된 6개 양조장의 경우, 평균 총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그러나 양조장 투어를 통해 인식개선 및 술문화에 대한 이해 등 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출증가나 제품홍보 효과도 있지만, 해외 와인 생산지의 와이너리 방문처럼 양조장 호감도를 더 높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양조장에 대한 신뢰도도 확보하고 전통주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 상승시킬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된 곳을 안내하는 지도. <농식품부>

◇ ‘컨트롤타워’ ‘규제완화’ ‘주세법개정’ 요구 목소리

다만 업계에선 정부의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다양한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술에 대한 세금을 관장하는 ‘주세법’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세체계는 출고가격 기준인 ‘종가세’다. 이는 제품의 출고가격에 일정비율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이다. 즉, 소주처럼 출고가가 저렴할 경우 세금도 적게 내지만, 비싼 술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낸다. 그러나 이 같은 체계가 막걸리의 고급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플라스틱 병을 사용 중인 막걸리의 고급화 방안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유리병이 대안으로 제기되는데, 좋은 병을 사용할수록 오르는 출고가에 세금부담도 커진다.

또 정부규제가 ‘막걸리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순당, 서울막걸리 등이 최근 선보인 술들은 사실 ‘막걸리’로 불리지 못한다. 주세법상 탁주 제조규정에 맞게 술을 빚었다 해도, 색소나 향료를 추가로 넣으면 ‘기타주류’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기타주류로 분류되면 우선 세금이 5%에서 30%로 뛴다.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젊은 층을 겨냥했지만, 세금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게다가 기타주류로 분류 받은 탓에 탁·약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특정주류 도매상’에선 취급할 수 없다. 종합주류도매업에서만 판매가 가능해 확산이 느리다.

아울러 일각에선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 전통주 전담 기관의 설립’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국막걸리협회(협회장 배혜정)는 올해 4월 남도희 사무총장의 명의로 정부에게 “한국 전통주 산업에도 핵심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 기관을 통해 국내 및 해외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전통주 발전 및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민제 기자  jmj83501@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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