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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부터 전기세까지, 다시 불붙은 ‘탈원전 진실공방’
원자력발전의 경제성은 탈원전 논쟁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있는 반면 원자력은 더 높아지는 중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탈원전 정책의 효과를 명확히 입증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한국은 물론 해외 주요국도 아직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 정확한 평가를 내리자니 가정해야 하는 부분도 너무 많다.

때문에 탈원전 정책의 효과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중이다. 최근에는 탈원전 정책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일부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박자료를 내기도 했다. 탈원전 찬성파와 반대파의 의견이 엇갈리는 대표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원자력에너지를 바라보는 주요국의 태도, 그리고 탈원전 정책이 전기세를 얼마나 올릴 것인가가 그것이다.

◇ 선진국들은 정말 원자력으로 회귀하고 있는가?

해외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먼저 원자력발전을 본격화했고, 또 먼저 탈원전을 시도하는 중이다. 재생에너지의 의의에 대한 믿음과는 별개로, 이들 또한 원자력발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하루아침에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력생산구조 전환이라는 장기정책목표 자체에 손을 댄 나라는 없다.

스웨덴에는 현재 10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있으며, 이들은 전체 전력의 35%를 생산한다. 스웨덴 의회는 지난 2010년 원자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가동 중단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폐기했다. 원자력발전 생산비용 중 3분의1을 차지하는 특별과세도 오는 2019년까지 폐지할 방침이다. 그러나 2040년까지 모든 전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은 그대로다.

프랑스의 경우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원자력발전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탈원전의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근거는 탄소배출 규제에 중점을 둔 친환경에너지정책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폐쇄가 석탄발전소의 재가동을 야기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초 2025년으로 예정됐던 원자력발전비중 50% 목표(현 75%) 기한은 2030년 내지 35년으로 연기됐다. 재생에너지가 안정적으로 원자력발전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이후 원전발전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오바마 전 행정부는 석탄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에너지부 내에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원자력발전 연구개발 예산도 늘렸다. 다만 현재까지의 결과만 보면 미국에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 문제는 원자력발전 옹호론자들이 제기했던 바로 그 경제성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가격과 태양광 전지의 생산비용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원자로 건설비용은 점점 높아만 가는 중이다.

◇ 전기세 인상 폭 논하기엔 시기상조

탈원전 정책의 반대급부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것은 바로 전기세 인상 가능성이다.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알려진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줄이려면 전기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한국의 탈원전 정책으로 과연 전기세가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 대해선 다양한 연구보고서들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중 많은 자료들은 현재의 원자력‧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1980년 이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신규건설에 나섰다가 채산성을 이유로 중단한 미국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제 원자력발전단가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폐기물 처리비용 등의 안전‧환경비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발전이 중요한 에너지 의제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연구개발 유인도 확대된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반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7년 미국 에너지부는 전력망 공급용 태양에너지의 가격을 6센트로 낮추는데 성공했으며, 이는 목표 기한을 3년여 앞당긴 것이다. 석탄에너지의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도 2030년까지 전력망 공급용 태양에너지의 가격을 3센트로 다시 낮추기 위해 연구비용 8,200만달러를 새로 책정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원자력을 이용하는 국가인 영국도 같은 문제에 맞닥트렸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각) 영국의 정부자문기구인 ‘국가 인프라스트럭처 위원회’가 2030년까지 친환경에너지의 비중을 50%로 높일 것(현 30%)을 주장했으며,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필요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발표한 해명자료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국내 전기세 인상 의혹에 대해 “에너지 전환은 향후 60년에 걸쳐 이행되는 장기 계획이다. 에너지 전환에 따른 원전 감축 등의 효과는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우진 기자  hwjin0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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