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로켓츠의 센터 클린트 카펠라는 이번 여름 구단으로부터 5년 8,500만달러의 계약을 제시받았다. 본인으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액수지만, 센터에게 거액을 안겨주길 꺼려하는 시장상황상 카펠라가 더 많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제한적 자유계약(RFA)제도는 그 이름처럼 자유와 구속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RFA 신분의 선수는 소속팀과 재계약을 맺을 수도, 다른 팀으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가 얼마를 제시받았든 원 소속팀이 같은 금액을 매치하기만 하면 선수는 소속팀과 재계약해야 한다. 즉 원 구단이 많은 돈을 사용할 의사만 있다면 무조건 선수를 붙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휴스턴 로켓츠의 센터 클린트 카펠라는 이번 여름 가장 주목받는 RFA였다. 만 24세 생일이 갓 지난 나이에 2미터 8센티미터의 키, 그리고 포인트가드가 찔러주는 패스를 손쉽게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골밑 마무리 능력까지 갖췄다. 수비력도 뛰어나다. 지난 시즌엔 경기당 1.9블럭을 기록했으며, 유타 재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5분 동안 5개의 슛을 블럭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카펠라는 생각보다 NBA 구단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휴스턴 지역 언론에 따르면 휴스턴 구단이 카펠라에게 제시한 계약 규모는 5년 8,500만달러다. 시즌 중에는 연 2,500만달러 규모의 맥스계약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카펠라로서는 섭섭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액수다.

우선 카펠라 개인의 공격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카펠라는 지난 2017/18시즌 리그 전체 필드골 성공률에서 1위(65.2%)를 기록했지만 이는 대부분 골밑에서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의 패스를 받아 올린 손쉬운 득점이다. 카펠라가 포스트업‧페이스업 등의 기술을 활용해 득점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대신 좋은 스크린 능력을 활용해 하든‧폴과 픽 앤 롤 공격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인 볼 핸들러의 패스 능력이지 골밑으로 뛰어 들어가는 센터가 아니다.

현재 리그 트렌드상 센터에게 거액의 계약을 안겨주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있다. 기동성과 높이를 모두 갖춘 카펠라는 분명 뛰어난 자원이지만, 결국 휴스턴의 공격을 주도하는 것은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을 중심으로 한 아이솔레이션, 그리고 에릭 고든‧제럴드 그린이 가세한 3점 슛이다. 카펠라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7경기 중 6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으며, 이는 휴스턴의 공격전술에서 그가 맡은 역할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선수단 구성상 반드시 카펠라를 붙잡아야 하는 휴스턴이 연 1,7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는 것은 곧 시장이 카펠라의 가치를 그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카펠라는 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규모의 계약을 찾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ESPN에 따르면 당초 카펠라는 4년 1억달러 수준의 계약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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