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첫 재판, 박인규 전 행장 "최고 경영자로서 책임 통감"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기소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에 대한 첫 재판이 11일 열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채용 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11일 열렸다. 그는 “고객과 주주, 대구시민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박 전 행장은 재판 시작 전 모두 진술에서 “대구은행 내외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잘못을 깊이 뉘우친다”며 “최고경영자로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고 사건에 관련된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 전 행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대구은행 임직원 14명과 부정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경산시청 간부 공무원 A씨 등 총 15명의 피고인이 참석했다.

박 전 행장은 각종 채용 과정에서 함께 기소된 임직원과 공모해 점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24명을 부정채용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담당자들에게 인사부 컴퓨터 교체와 채용 서류 폐기 등을 지시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도 적용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법으로 30여억원을 조성하고 이 중 일부를 개인 용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전 행장은 이날 반성의 뜻을 밝혔지만 일부 혐의에 해서는 반박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박 전 행장 측 변호인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횡령과 배임 금액이 검찰 주장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배임의 고의성 부분에서 검찰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

횡령 혐의 금액의 일부는 업무상 이유로 지출됐다고 반박했다. 또 경산 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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