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열린 4회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참모들의 증언을 듣고 눈물을 훔쳤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울컥했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서 열린 4회차 공판에서다. 증인으로 출석한 참모들의 증언이 위로가 됐다. 대선 경선 캠프와 충남도청의 조직 분위기가 수평적이었고,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김지은 씨와 도리어 친밀해보였다는 얘기는 안희정 전 지사가 줄곧 주장해온 “합의된 성관계”를 뒷받침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이날 안희정 전 지사의 수행비서 업무를 담당했던 어모 씨의 진술은 결정적이었다. 김씨의 후임으로 선발된 그는 “김씨가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울었다”면서 “해외 출장을 걱정하자 김씨가 대신 가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어씨의 말대로라면, 김씨가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이 해외출장에서 주로 이뤄졌다”는 김씨의 주장이 아리송해졌다.

뿐만 아니다. 어씨는 올해 초 충남도청 직원들의 회식을 언급하며 “안희정 전 지사와 김씨가 장난을 주고받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가 안희정 전 지사를 격의 없이 대했다는 것. 그는 “김씨가 공보비서실에서 ‘내 생일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면서 펑펑 운적이 있다. 이를 안희정 전 지사가 알고 문자를 보냈다”면서 “공교롭게도 그날 김씨의 페이스북에 ‘단 한명에게 생일 축하를 받고 싶었다’는 문구가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어씨의 진술은 방청석에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야간엔 안희정 전 지사의 휴대전화 착신을 수행비서 휴대전화로 전환해둔다. 사실상 24시간 근무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저는 자야하니까 오후 11시 이후에는 착신전화가 와도 안 받았다. 전화를 안 받아야 상대도 전화를 안 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앞서 안희정 전 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신모 씨도 “김씨에게 누구도 휴대전화를 방수팩에 넣고 샤워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 역시 수행비서 출신이다. 신씨는 “담배를 피우는 참모는 모두 안희정 전 지사와 맞담배를 피웠다”면서 “수행비서는 오찬이나 만찬에 배석하지 않는데 안희정 전 지사가 같이 가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는 김씨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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