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홍익표(오른쪽) 정책위수석부의장이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12일 최근 한 페미니스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성체’를 훼손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성체 훼손이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는 알고 있지만,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과도한 공격이나 또 다른 증오·차별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홍 수석부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저도 카톨릭 신자”라며 “성체 훼손을 계기로 해서 카톨릭을 비롯한 종교계가 우리 사회의 증오와 차별, 무분별한 혐오에 대해 성찰하고 우리 사회의 국민통합을 이루는 선도적 역할을 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그러면서 “이미 유럽사회를 비롯해서 90년대부터 극우주의가 본격화 된 사례를 보면 인종, 종교, 피부색, 출신지역 등을 기반으로 한 차별과 혐오가 확산되면서 도리어 그 사회의 사회적 안정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며 “한국사회는 그동안 이런 국민의 불안과 불신을 부추기는 가장 중요한 접근방법 중 하나가 반공주의와 색깔론이었다. 이제 반공주의와 색깔론이 그 힘을 잃어가자 다시 이러한 인종, 종교, 민족, 출신지 등을 활용한 또 다른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면서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거나 불안을 야기 시키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수석부의장은 “이것은 결코 21세기에 더 성숙된 민주사회로 가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사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사회 내에서의 불안과 공포, 차별을 없애고 또 국제사회에서도 테러로 인한 공포를 없애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될 것은 빈곤과 양극화 해소에 힘을 주력해야 될 때”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통합과 우리 관용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종교계를 비롯해서 정치권 등등의 사회적 각층이 조금 더 이 문제를 둘러싼 높은 수준의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체 훼손 사건은 남성만 사제를 할 수 있고 낙태를 금지하는 등 성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는 천주교 교리에 대한 페미니스트 진영의 항의 차원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는 이번 사건을 바티칸 신앙 교리성에 알렸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 홍보국장인 안봉환 신부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주교에는 사제 직무를 위해 오직 남자만을 택하셨고 어떤 여성도 열두 사도의 일원으로 부르시지 않았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사제 직무를 설명한다”며 “이번에 발생한 성체 훼손 사건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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