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 책임 실현’에 나서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의문점을 남기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막대한 수익을 거둬 고액 배당을 집행하면서도 기부금 집행은 쥐꼬리 수준에 그치고 있는 곳도 있어서다. ‘고배당 기업’으로 유명한 부국증권도 그 중 하나로 거론된다.

◇ 고배당으로 오너일가는 배부른데 …

1954년 설립된 부국증권은 60년이 훌쩍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증권사다. 한일합섬의 계열사로 출발했다가 이후 계열 분리됐다. 한일합섬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김중건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너 기업이다. 3월 말 기준 최대주주 김중건 회장(12.22%)를 포함한 총가 일가 지분(보통주)은 27.2%에 이른다.

부국증권은 기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양호한 재무구조와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채권중개 부문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특히 투자업계에선 ‘고배당주’로 이름을 떨쳐왔다.  코스피 상장사인 부국증권은 높은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을 자랑하고 있다. 한 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집행한 적도 많다. 2015년에는 시가배당률이 7%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시가배당률이 3% 이상이면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부국증권은 올초에도 ‘배당 잔치 행보’를 이어갔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1,200원을, 종류주 한 주당 1,250원을 집행했다. 이에 따라 시가배당률은 보통주는 4.51%, 종류주는 5.29%로 나타났다. 배당금 총액은 119억원 규모였다. 이는 작년 별도 기준 순이익(327억)의 36%에 달한다.

이같은 배당으로 오너 일가도 수십억원의 배당 이익을 챙겼다. 최대주주인 김중건 회장은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배당 수익으로 총 17억6,900여만원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 접대비로 수십억 펑펑… 기부금은 순이익 대비 0.3% 

다만 사회적 환원에 있어서는 이와는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국증권은 지난해 1억1,5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집행했다. 전년 보다는 300만원 정도 증가했지만 회사의 매출과 수익 규모가 비교하면 다소 인색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부국증권은 작년 별도기준 영업수익(매출)으로 5,516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은 전년대비 28.3% 증가한 327억원을 시현한 바 있다.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3% 수준이다.

부국증권 측은 “매년 사회공헌을 위해 일정한 금액을 기부금으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액 배당 행보와는 사뭇 비교됐다.

여기에 접대비로는 수십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점도 곱지 않은 시선을 키웠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접대비로 40억을 지출했다. 전년(38억)보다 2억 규모 늘어났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이 감소되는 추세지만 부국증권은 여전히 적극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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