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와 소형SUV의 최근 국내 상반기 판매실적 비교. 경차 판매실적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소형SUV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프=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에 뚜렷한 판도변화 감지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 등 경제성을 앞세워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경차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형SUV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상반기 경차(기아자동차 모닝·레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 판매실적은 6만1,124대로 집계됐다. 모닝이 2만9,612대로 가장 많았고, 스파크와 레이가 각각 1만6,887대, 1만4,62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만434대에 비해 13.2% 감소한 수치다. 또한 2016년 상반기 8만5,553대, 2015년 상반기 8만1,738대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반면,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상반기 소형SUV(현대자동차 코나, 기아차 니로·스토닉, 쌍용자동차 티볼리,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 등) 판매실적은 6만9,912대를 기록했다. 2015년 상반기 3만3,986대였던 것이 2016년 상반기 4만7,762대, 2017년 상반기 5만3,732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물론 이 기간 소형SUV 시장에 더 많은 신차가 등장했다. 티볼리가 2015년, 니로가 2016년, 코나와 스토닉이 2017년 출시됐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신차출시가 ‘제로섬’ 게임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 풍선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기존에 출시됐던 모델들의 판매가 일부 감소하긴 했지만, 신형 모델 출시 시점 등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준이 유지됐다. 또한 올해 판매실적이 크게 감소한 트랙스와 QM3의 경우 외부적 요인도 적잖게 작용했다.

오히려 줄어든 것은 경차 시장의 규모다. 잇단 소형SUV 신차 출시가 소형SUV 시장을 확대시키면서 경차의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차와 소형SUV는 특장점이 가장 흡사하다. 물론 소형SUV가 경차에 비해 가격이 더 비싸지만, 공간 효율성이나 안전성 등 장점 또한 훨씬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이나 작은 차를 원하는 여성들의 수요가 경차에서 소형SUV로 옮겨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소형SUV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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