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서 '한국과 아세안'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 연사로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행사를 주최한 동남아연구소는 동남아의 사회·정치, 안보, 경제동향 등 역내 경제적 환경 연구를 위해 1968년 설치된 독립 기구다. 연사 초정은 198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 이래로 현재까지 41회 진행됐다. 아베 일본총리, 토니 애벗 호주총리, 시진핑 중국주석,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의 리더들이 이 자리에 초청됐었다. 우리나라 인사로는 2000년 11월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견지한 결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정책을 위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설명하면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정·재계, 학계 등 싱가포르의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해, 외교단, 동포, 유학생 등 400여명이 청중으로 참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싱가포르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갖게 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심을 반영하듯 북미정상회담 및 비핵화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현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두 정상이 직접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실무 협상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는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정상들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북미 간에 실무급의 대화, 북한의 핵에 대해 실무급 대화를 하다가 실패하기도 하고 대화로 합의했다가도 합의 이행과정에서 어그러진 일도 여러 번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에 70년 간의 적대 관계가 계속되다가 북미 두 정상이 처음 만난 것이자, 북한 정권이 출범한 이후 북한의 지도자가 미국의 대통령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고 과거와는 다른 협상국면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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