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 >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타이어 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국세청이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고강도 특별세무조사를 착수해서다. 한국타이어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는 입장이지만 재계 안팎에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 '국세청 중수부' 조사4국 투입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10일부터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4년 이후 4년만이다. 통상 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는 4~5년 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라고 보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바로 ‘조사4국’이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청의 조사4국은 심층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기업의 탈세나 탈루,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이 구체적으로 포착됐을 때, 사전 예고 없이 들이닥친다.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릴 정도로 조사4국은 기업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조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국세청이 내부거래와 총수 일가의 해외 재산, 상표권 사용료 문제 등을 들여다볼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실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사왔던 기업이다. 그룹 계열사인 신양관광개발과 엠프론티어, 엠케이테크놀로지 등의 내부거래 문제가 주로 거론돼왔다. 이들 회사는 3곳은 그룹 총수인 조양래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성장을 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총수일가 사적 편취 의혹 타깃되나  

시설관리 및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신양관광개발은 내부거래 비중이 100%에 이른다. 이 회사의 지분은 조양래 회장의 자녀 4명이 모두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44.12%,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32.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 지분은 딸 조희경 씨와 조희원 씨가 보유 중이다.

하지만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도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에 재계에선 이번 세무조사를 계기로 총수일가의 사적 편취 의혹에 대한 강력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표권 수수료 부분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상품권 수수료 수입이 전체 매출의 53%에 이른다. 이 때문에 과도한 상품권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총수일가의 해외 재산 문제도 검증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조양래 회장은 해외에 다수의 해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또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전 대통령의 딸 이수연 씨는 2001년 조현범 사장과 결혼했다. 이 때문에 MB 정부 시절 보이지 않는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새 정부 들어 이명박 정부 시절의 적폐 청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번 세무조사가 이 전 대통령과 연루된 기업들 수사의 연장선상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로 알고 있다”며 “결과를 기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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