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굳은 표정으로 블레넘 궁 앞에서 환영행사를 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게 유럽연합과의 완전한 결별을 요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나토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곧장 영국을 찾았다. 그의 취임 후 첫 영국 방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옥스퍼드셔의 블레넘 궁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함께 레드카펫을 걸은 후 만찬을 가졌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를 매우 존중하며, 메이 총리에 대해 어떠한 나쁜 것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레넘 궁전 바깥의 트럼프는 존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일간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나는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말해줬지만, 그녀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영국은 유럽연합의 법체계를 벗어남으로서 전 세계와 더 많은 무역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영국과 유럽연합의 완전한 분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최근 유럽연합에 대한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정책노선을 변경하려 시도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달갑잖은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렉시트 강경파였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칭찬하는가 하면 무슬림이자 브렉시트 반대파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에 대해선 “일을 끔찍하게 했다”고 악평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도착한 12일(현지시각) 런던 시내에서는 대규모의 반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런던 시내 곳곳을 행진했으며, 트럼프의 얼굴을 한 아기 모습의 대형 풍선을 하늘에 띄우기도 했다. 트럼프를 인터뷰한 <더 선>의 톰 뉴턴 던 기자는 트럼프가 이 퍼포먼스에 대해 매우 언짢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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