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선거와 관련,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표를 속속 내고 있다.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큰 어른’으로 통하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김 장관과 이 의원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21일)을 닷새 앞두고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3일과 14일 양일간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장관은 11.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영선(9.7%)·이해찬(8.0%)·박범계(5.4%)·김진표(3.7%)·최재성(2.3%)·송영길(1.6%)·김두관(1.5%) 의원 순이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 중 모름·무응답을 택한 유보층이 5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판세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은 9.3%.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의원직을 겸하고 있는 김 장관이 “일단은 장관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후보 등록 마감일 이전까지 개각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21일까지 개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김 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60% 후반대를 유지하면서 당내 계파구도가 흐릿해졌다는 것도 변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웃도는 상황에서 당을 ‘친문’과 ‘비문’으로 나눈다는 게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느냐. 주류와 비주류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계파를 가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친노·친문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해찬 의원을 중심으로 친문 의원들이 ‘교통정리’를 할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김진표·박범계 의원은 당 대표 공식출마를 선언했고 최재성 의원도 내부적으로는 출마를 결정한 상태다. 일단 이해찬 의원은 김 장관의 상황 추이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엉이 모임’으로 논란을 빚었던 전해철 의원은 “제가 직접 당 대표로 나서면서 불필요한 논란 등으로 당 혁신 실천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조그마한 걸림돌이나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면 다른 역할을 찾는 것이 마땅한 결정”이라며 “제가 출마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많은 분들과 함께 당의 혁신을 실천해 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주어진 소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이인영·설훈 의원은 이르면 17일 후보 단일화 논의를 종결짓고 각각 출마할지, ‘민평련 대표주자’가 출마할지 여부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의원도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도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전당대회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차기 당 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쥐고 총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게 된다. 고용동향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민주당이 좋지 못한 성적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경제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표심을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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