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가 오는 9월 2일 열리는 가운데 손학규 전 상임선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제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한국정치의 미래를 위해 헌신으로 바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9·2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 출마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손 전 위원장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날 '세 과시'에 나서면서 전대 출마를 위한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열린 '변화의 시대: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개편'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6·13 지방선거로 한국정치의 과거는 가고 새로운 시대가 다가왔고 새로운 세대가 한국정치의 앞날을 맡아야 한다.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과제는 정치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다원적 민주주의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도정치의 복원은 바로 그 기초를 세우는 것"이라며 "중도는 기회주의적 중간노선이 아닌 통합이다. 좌와 우를 배격하지 않고 통합을 이루어서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손 전 위원장이 앞서 바른미래당 지방선거 선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도 언급했던 '정계개편'에서 자신이 역할을 맡겠다는 입장을 이어간 발언으로 해석된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전대를 앞두고 손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의 출범 주역인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면서 가장 중량감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입증하듯 이날 세미나에는 주최자인 이찬열 의원, 토론자인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관영 원내대표, 김삼화·오세정· 이동섭· 채이배 의원 등도 자리했다. 지역위원장들도 다수 참석하면서 손 전 위원장이 사실상 세 과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손 전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당 대선경선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했던 바 있다. 안 전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한 상황에서 인지도나 경륜, 당내 세력 부분에서 손 전 위원장을 앞설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손 전 위원장은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서울 송파을 공천파동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고, 당내에서도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높아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당내에서는 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노원병-송파을 공천파동을 주로 꼽기도 했으며, "당 지도부의 인물교체, 세대교체와 이들을 당 전면에 내세워 새로워진 당의 모습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안철수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장성민 전 의원도 9·2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정이다.  장 전 의원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혁신과 통합을 이루고, 야권 질서 재편의 구심 축으로써 당을 확고히 세우겠다"며 "2년 후 총선에서 150~180석을 확보해 제1당을 획득하고, 2022년 대선에서 집권당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장 전 의원 역시 송파을 공천파동에 연관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파을 공천 파동으로 몸살을 앓던 지난 5월 당시 박주선 공동대표는 장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려고 했었다. 다만 장 전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고, 여론조사 과정에서도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는 등 공천파동에서 손 전 위원장보다는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다.

한편 손 전 위원장과 장 전 의원 모두 출마할 경우 9·2 전대에서는 '안심(安心·안철수 마음) 마케팅'이 예상된다. 손 전 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꼭' 전략공천을 하려고 했었던 인물이고, 장 전 의원은 안 전 대표의 4호 영입인재다. 여기에 안 전 대표 측 일각에서 장 전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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