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비상교육이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비상교육>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교과서 업체 중 유일한 상장기업으로 각별한 관심을 받아온 비상교육의 날개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회사 설립 2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입증하기로 하듯 최근 주요 실적 지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 온라인 사업 ‘직격탄’

장밋빛 미래에 부풀어 있어야 할 비상교육에 근심이 가득해 보인다. 창립 20주년이라는 기념일이 무색하게 실적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상교육은 올해 1분기 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됐다. 당기순이익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던 비상교육은 올해 첫 세 달 동안 57억원의 순손실을 안았다.

비상교육이 한 해 첫 분기보고서에서 수십억대 손실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연속 실적 하락을 피하기 위해선 남은 3개 분기 동안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손실 폭이 워낙 큰데다가 업계 전체가 시장 포화와 학령인구 감소라는 여러 악조건에 직면해 있어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출판 부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지난해 비상교육은 초등 온라인 기업 ‘와이즈캠프’ 인수를 통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가까이 끌어 올렸다. 이는 비상교육이 지난 6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밝힌 “교육 현장을 미래화 시키겠다”는 미래 비전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국정교과서 호재 빠지자 주가 ‘반토막’

하지만 실제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투자 효과가 미비한 상태다. 지난 1분기 와이즈캠프와 함께 온라인 사업에 종사하는 ‘아이수박씨’(초등), ‘수박씨닷컴’(중학), ‘티스쿨이엔씨’(교원)에서만 3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서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인 35만명 대로 내려앉아 초등교육 역량을 강화한 비상교육의 근심을 드리우고 있다.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주가도 골칫거리다. 국정교과서 공급 업체로 선정된 효과도 어느새 실종된 모습이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초등과학‧통합 국정교과서 발행자로 선정된 비상교육은 이듬해 다시 초등과학 국정교과서 발행자(2017~2019년)로 선정되면서 증권가의 기대감을 샀다. 재선정 후 비상교육의 주당 가격은 3년 만에 최고점(1만8,150원)을 찍으며 기대치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정교과서 선정 효과는 채 1년을 가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던 주가 그래프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결국 이달 9,000원대로 진입했다.

이와 관련 비상교육 관계자는 “지난해 ‘와이즈캠프’를 인수한 후 초등 사업의 확대와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한 광고선전비 등 투자 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며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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