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핵확산 문제 해결에 힘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지난 미국 대선에 러시아의 개입이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16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약 4시간 동안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인 핵확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고 또한 우리와 협력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러시아의 약속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의 정신으로 대화를 추구하며 문제에 관여했기 때문”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러 양국이 전략적 안정성, 세계 안보 및 대량 살상무기 비확산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이 비핵화 및 핵확산 방지에 협력키로 합의함으로써 미ㆍ러 간 ‘전략무기 감축협정’이 연장될지 주목된다. ‘전략무기 감축협정’은 지난 2010년 오바마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조약으로 갱신되지 않으면 2021년 만료된다. 미러 간 핵무기 군비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암약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양 정상이 모두 부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이 논의됐다”며 “나의 대선 캠프는 러시아 당국과 결탁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대선에 간섭하지 않았고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개입 주장은 넌센스”라고 했다. 미국 뮬러 특검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가 수사에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말했기 때문에 승리하기 원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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