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한불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나서고 있다. 사진은 잇츠한불의 주요 브랜드인 잇츠스킨 매장 전경. <잇츠한불>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잇츠스킨을 보유한 잇츠한불이 해외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K-뷰티의 핵심 거점인 중국과 경쟁국인 일본에서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서 온라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이는 영업 활동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 ‘미·중‧일’서 영향력 늘리는 잇츠한불... 왜? 

종합화장품 기업 잇츠한불이 미주권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17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을 통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미국은 개별 국가 중 가장 큰 시장으로 지난 2016년 기준 관련 시장 크기가 706억달러(19.4%)에 이른다. 이는 한국의 4배 수준이며 2위인 중국보다도 약 170억 달러 큰 규모다.

이로써 잇츠한불은 미국에서 온‧오프라인 양대 판매채널을 구축하게 됐다. 잇츠한불은 의류 브랜드인 어반아웃피터스와 아메리칸이글 등을 통한 숍인숍 형태를 제외하고도 미국 현지 드럭스토어인 CVS에서만 900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이번 아마존 입점은 본격적인 미주 시장 공략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번 행보는 단순히 잇츠한불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처를 다변화 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사드 보복에서 경험한 한한령 리스크와 H&B 스토어의 확산 등에 부딪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방점을 찍었음을 짐작케 하는 결정적인 대목으로 읽힌다.

앞서 올해 3월부터 두 달 간격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입점 소식을 전해온 지 두 달 만에 또 미국에서 온라인 진출을 알렸다는 게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이와 더불어 2016년 303개에 이르렀던 국내 점포수가 이듬해 280개로 줄더니 올해 1분기엔 267개까지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아마존' 진출 덕 볼까… 효과는 '미지수'

하지만 이에 대해 잇츠한불 관계자는 “부진한 국내 점포 일부를 정리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지 특별히 무게중심을 해외에 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잇츠한불이 국내에서 영업력을 회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인 H&B스토어 진출에 애를 먹고 있고, 한중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 당분간 나라 밖에서의 행보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관심은 이제 해외시장을 발판삼아 잇츠한불이 수익성 개선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린다. 그러나 잇츠한불이 아마존 입점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2016년 잇츠한불은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를 통해 미국 땅을 밝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잇츠한불의 매출 규모는 2,457억원으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25%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 하락 폭은 더 큰 데 같은 기간 63%가 줄어든 45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절반 수준인 420억원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올해 사정도 좋은 편이 아닌데 지난 1분기 매출은 583억원으로 관련 공시가 이뤄진 2015년 이래 최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100억 남짓 남기면서 마찬가지로 최저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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