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은 17일 국회에서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현안 간담회를 열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으로부터 저소득층 일자리 소득지원대책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획재정부가 '소신있게' 일하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은 17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있을 수 없다"라며 노동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기조가 '분배'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보편적인 복지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적 분배를 주문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국회에서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현안 간담회를 열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으로부터 저소득층 일자리 소득지원대책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있을 수 없는데 문재인 정부는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라며 "이것도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로 최저임금 인상에서 보듯 부작용만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경제도 마찬가지지만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어떤 하나의 정책이 숙성돼서 나오려면 오랜 시간 준비 끝에 부작용을 최소화한 그런 정책들이 나와야 하는데 특히 청와대 비서진이 주도하는 이런 정책들은 그런 고민과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는 검증되지 않은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는 용기와 정직이 필요하다"라며 "진정한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내서 우리 구조의 모든 문제를 선순환식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규제개혁과 노동개혁, 구조개혁에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지난 정부 4년 내내 기재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이 있다. 노동개혁과 공공부문 개혁, 다 어디로 갔나"라며 "당시 이런 정책들이 진보 정당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오히려 저는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여기 계신 차관님을 비롯한 경제 관료들이 오랫동안 경제정책의 일선에서 일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경제정책에 대해 가져온 철학과 소신이 다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그런 소신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지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바른미래당이 기재부에 비판과 함께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연출한 것은 '경제사령탑은 경제부총리에게'라는 기존 주장의 연장선상 때문이다. 김동철 위원장은 여러 차례 "경제정책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운영돼야 하며 국정운영에 대한 대통령과 청와대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청와대가 비서진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이같은 바른미래당의 정부를 향한 경제정책 비판은 향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중 경제 부처를 소관으로 하는 기획재정위원회에 간사로 김성식 의원을, 위원으로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배정했다. 두 의원 모두 경제통으로 불리며, 특히 유 전 대표는 상반기 국회 국방위에서도 독설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반적인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보다는 저소득층 일자리 소득지원대책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채이배 정책위의장 권한대행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보편적 복지 등으로 재정이 많이 쓰는 사업을 많이 하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복지에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라며 "내년 재정 예산을 10% 이상 확대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총액 증액이 아닌 효과있는 재정사업에 집중하고, 기존 사업에 단순히 재정 늘리는 것으로만 문제를 해결하지 말아달라는 의원들의 제안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지난 3일부터 매주 2회 정책워크숍을 열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첫 주에는 최저임금 문제를 다루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조준 했고, 2주 차에는 성급한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보유세 개편방안을 모색하는 등 경제정당으로의 존재감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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