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브레인 역할을 했었던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했다.

이를 놓고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불쾌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다만 바른미래당도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 내정자에 올랐던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 한 마디 할 수 있을 법한데 조용하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6년 12월 김병준 실장이 나를 찾아와 금산분리법 상정 연기를 압박했었다"며 "아마도 노 대통령의 눈과 귀를 혼란케 했던 몇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한국당이 비대위원장으로 노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 교수를 선택했다. 이는 한국당이 매우 늦었지만 노 대통령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한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한 전재수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라며 "그쪽 일을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 주길 당부드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한국당 등 보수진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발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괴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언급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사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더 이상 입에 올리지 말라"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나타내고 있지 않다. 이는 향후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위한 한국당과 관계설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16년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시절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인물인 만큼 더욱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도 추천했던 인물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