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SK텔레콤이 ‘T플랜’을 출시했다. 3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총 5가지의 신규 요금제(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데이터인피니티)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앞서 출시된 경쟁사 요금제와의 큰 차별점이 없다는 이유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소비자를 위한 요금제가 맞나. 잘 모르겠다.” SK텔레콤이 지난 18일 출시한 신규 요금제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평가다. SK텔레콤은 통신3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요금제를 손보며 ‘고객 가치 혁신’을 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이다.

◇ SK텔레콤, ‘가족결합’에 ‘공유’ 집중 했다지만…

지난 18일 SK텔레콤이 ‘T플랜’을 출시했다. 3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총 5가지의 신규 요금제(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데이터인피니티)다. 모든 구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확대하고, 이동전화·집전화의 음성과 문자를 기본 제공한다는 것이 T플랜의 장점이다.

특히 SK텔레콤은 T플랜의 ‘가족 결합’에 집중했다. 가족 결합 혜택을 대폭 강화해 가족 중 한 사람만 패밀리 요금제나 인피니티 요금제를 사용하면 최대 40GB의 데이터를 나머지 구성원에게 나눠줄 수 있다.

결합 인원은 최대 5명이다. 가족 결합 인증을 받으면 공유자를 제외하고 1인당 월평균 10GB(인피니티 요금제 기준)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가족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의 요금제를 가장 저렴한 ‘스몰’로 낮춰도 10GB의 데이터가 생기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온 가족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고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기존처럼 일부 구성원이 데이터를 초과 사용해서 요금을 더 내는 경우도 사라진다”고 밝혔다.

◇ 소비자 반응 ‘시큰둥’… 가입 조건 불만 많아

그러나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통신3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출시됐지만 앞서 출시된 경쟁사 요금제와의 차별점 없이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신규 요금제 내용이 시장 1위 사업자에 걸었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T플랜의 가족 결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며, 가족 결합 혜택을 받기 위해 가입해야 될 최소 요금제가 KT 대비 1만원 높다는 점이다. 요금제 간의 과도한 데이터 격차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먼저, 가족 모두가 T플랜 이용자일 경우만 가족 결합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청소년 및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요금제인 주말엔팅, 쿠키즈스마트 이용자는 예외적으로 가입 가능하지만 이외에는 불가능하다. 가족 결합을 통해 다른 가족의 데이터를 받으려면 반드시 새로 나온 T플랜에 가입해야 한다.

데이터 공유를 통해 본인이 사용하는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기본량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구성원이 최소 3만3,000원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기존에 더 저렴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던 고객들은 되레 요금제가 높아진다는 함정이 있다.

앞서 출시된 KT 신규 요금제 대비 가입 조건이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T플랜의 가족 결합 혜택은 데이터를 구성원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최소 한명은 가족 혜택 조건인 7만9,000원의 패밀리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패밀리 요금제 사용시 구성원에게 월 20GB의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KT 역시 ‘프리미엄 가족 결합’이라는 유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KT는 최소 한명이 6만9,000원(데이터 100GB 제공)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SK텔레콤의 조건이 KT에 비해 1만원 높은 셈이다.

고가요금제 유도 문제도 나오고 있다. 미디엄 요금제와 라지 요금제 간의 데이터 격차 탓이다. 미디엄 요금제의 경우 월요금 5만원에 4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가족 결합에 들지 않으면 속도제어 형태로 제공되는 추가 데이터도 없다. 그런데, 미디엄 요금제의 다음 단계인 라지 요금제는 월요금 6만9,000원에 100GB의 데이터가 나온다. 데이터 소진 시 5Mbps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가 지원된다.

미디엄과 라지 요금제의 요금제 차이는 1만9,000원이다. 데이터 격차는 25배로 매우 큰 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가요금제 유도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판매점의 고가요금제 강매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SK텔레콤이 다른 형태로 고가요금제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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