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상공회의소의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유시민 작가가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구설에 휩싸였다. 공개석상에서 국내 기업인들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보다 못하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유 작가는 지난 19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의 초청 강연자로 나섰다. 포럼 둘째날인 이날 유 작가는 ‘미래 한국사회가 나가야 할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강연 후반부에 나왔다. 남북한 경제협력이 제대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기업인 역할을 강조한 유 작가는 국내 기업인과 김 위원장을 비교했다. 유 작가는 “우리나라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들 가운데 김정은 만한 사람이 있느냐”며 “(김 위원장은) 물려받은 절대권력을 다르게 써서 바꾸려고 하지 않느냐. 이런 게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혁신하려는 (국내 대기업) 2·3세 경영자가 얼마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유 작가의 발언은 최근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국제 무대에 등장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높게 평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갑질 논란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일부 대기업 오너가들의 행태를 비판하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는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비교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인 전체를 비판하는 건 지나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강연을 들은 일부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에 불쾌함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온라인 상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유 작가의 발언 취지에 공감을 표시하는 의견도 있지만, 표현이 지나쳤다는 의견도 다수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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