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19일 파업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조선업계에 또 다시 ‘파업’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수주절벽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이 난항을 겪자 지난 1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은 주말을 넘겨 오는 2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5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게 된 현대중공업 노조는 7만3,000원가량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금 인상이 불가하다며 오히려 기본급 20% 반납을 제시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큰 상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정규직과 비정규직, 생산직과 사무직을 하나로 통합해 ‘1사 1노조’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해양공장 가동중단과 구조조정 우려 속에 노조의 힘을 한층 키운 것이다. 따라서 올해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도 파업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달 초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93.4%의 압도적 찬성표로 통과됐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노조는 임금 인상을, 사측은 임금 반납을 요구하는 등 입장차가 상당하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기엔 다소 부담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생존과 재기를 위해 국민혈세가 대거 투입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쟁의행위 움직임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삼성중공업은 아직까지 파업과 관련해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하반기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어서 노사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여의 저조한 수주실적이 일감바닥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노조의 파업은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전반적인 경영여건상 노조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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