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에 불만을 터트렸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무역불균형을 이유로 공격적인 관세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환율을 문제 삼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중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의 통화가치와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게 조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고 있고, 달러가치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경쟁력을 없애버리는 일이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최근 달러화는 강세를,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중순까지 89.42에 머물렀던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는 7월 23일 현재 94.31까지 상승했다. 반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동기간 6.28위안에서 6.77위안으로 7.8% 올랐다. 미국이 중국에 3개월 전과 똑같은 물건을 팔아도 달러로 나타낸 실질수입은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다만 그 원인에 대해선 시시비비를 가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가 인민은행의 환율정책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그 촉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공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브스는 21일(현지시각) 논평을 통해 “위안화가 약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듯 서로의 수출품에 관세를 물릴 경우 수입규모가 5,05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보다 1,290억달러에 불과한 중국의 손 패가 더 빨리 바닥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대 미국 무역흑자를 작년 규모로 유지하기 위해 보복관세뿐 아니라 환율에도 손을 댔다는 뜻이다.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대로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가치가 자신의 무역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는 연준을 흔들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있기 약 5일 전 경제매체 ‘마켓플레이스’의 라디오에 출연해 “연준은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모든 정치적 고려에서 독립적인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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