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라스트 마일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메쉬코리아(Mesh Korea)와 임모터(Immotor). 다소 낯선 이름의 두 기업은 최근 현대자동차가 전략적 투자에 나선 곳이다. 메쉬코리아에 225억원을 투자했고, 임모터에 대한 투자 규모는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라스트 마일(Last-mile)’이란 새로운 물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라스트 마일은 말 그대로 물류 및 유통분야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직전 단계를 의미한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라스트 마일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물류 및 공유 업체들이 라스트 마일 관련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라스트 마일 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업체가 메쉬코리아와 임모터다.

2013년 설립된 한국 기업 메쉬코리아는 IT 기반의 종합 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륜차 기반의 라스트 마일 물류 플랫폼과 장거리 배송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부릉(VROONG)’은 상점과 고객 간의 거리, 위치, 배송 경로, 시간 등을 고려한 최적의 라이더를 배정해준다.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물류 플랫폼이다.

메쉬코리아는 현재 전국에 부릉 기사들의 쉼터이자 도시 물류 거점인 ‘부릉스테이션’을 100여개 이상 운영하고 있으며, 6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 이륜차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기업인 임모터는 2016년에 설립됐다.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유 사업을 영위한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전동차 장려 정책으로 물류 부문에서 전동 이륜차 활용도가 높다.

임모터의 핵심 기술은 라스트 마일 물류 배달원들의 이동 경로, 배터리 상태, 충전 스테이션 현황 등을 모두 IoT 및 스마트 배터리 기술로 연결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함으로써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전동 이륜차 또는 초소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통신 기능을 적용해 배달원들의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최적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으로 안내해주는 것이다.

임모터는 현재 베이징을 비롯해 청두, 광저우 및 선전 등 16개 도시에 약 500여개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마련해 월 정액 요금제 방식으로 배달원들에게 배터리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중국 내 다른 주요 대도시로 확대해 나가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라스트 마일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업성 분석을 바탕으로 미래 혁신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메쉬코리아와 임모터에 투자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메쉬코리아와 임모터의 사업역량을 하나로 묶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메쉬코리아의 경우 독보적인 물류 알고리즘 기술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데, 여기에 현대차의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술을 접목시킬 경우 ‘무인 라스트 마일 서비스’ 등 혁신적인 신사업 구축이 가능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전략적 협력에 참여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임모터와의 협력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우선, 현대차가 향후 추진을 검토 중인 전동형 퍼스널 모빌리티(개인용 이동수단) 사업 분야에서 임모터가 보유 중인 역량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무인 라스트 마일 서비스’에 임모터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울러 임모터를 통한 중국 라스트 마일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 임모터가 축적한 라스트 마일 역량을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딱 맞는 신규 사업 개발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발걸음은 새로운 미래를 더욱 빠르게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 전동차가 치킨과 짜장면, 심지어 택배를 배달하는 시대가 더욱 가까워지는 것이다.

한편, 현대차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 기술을 갖춘 기업들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이미 공유경제 부문에서 싱가폴의 그랩, 호주의 카넥스트도어와 손을 잡았고,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오토톡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미국의 사운드하운드, 중국의 딥클린트 등이 현대차와 힘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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