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일부 IT기업에 한해 공식적인 알뜰폰 사업을 허가했다. 일본은 이미 알뜰폰 산업 활성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알뜰폰의 경우 최근 1년간 점유율 11%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IT기업들은 최근 자국 알뜰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중국 정부가 통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일부 IT기업에 알뜰폰 사업을 허가했다. 일본은 이미 알뜰폰이 전체 통신 시장의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알뜰폰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 ‘알뜰폰’ 대한 관심 커지는 추세

알뜰폰 사업에 대한 관심은 중국에서도 큰 편이다. 중국 정부는 샤오미, 알리바바 등 15개 업체에 ‘이동통신재판매(MVNO, 알뜰폰)’ 사업을 정식 허가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내에서 지난 5년간 알뜰폰 시범 사업을 이어왔으며, 최근 정부로부터 사업을 허가 받았다.

중국에서도 알뜰폰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정식 허가를 받은 15개 업체들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통신사의 통신망을 임차하고 알뜰폰 브랜드를 론칭해 사업에 나서게 된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통신 산업의 활성화다. 현재 중국의 통신시장은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중국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3년부터 알뜰폰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며 알뜰폰 시장을 개방한 바 있다. 시범서비스 5년 만에 실질적인 사업을 허가했다.

일본은 이미 알뜰폰 활성화에 성공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일본 내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3월 기준 전체 통신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수치는 9.4%에 불과하지만, 이 수치에는 알뜰폰 사업을 하는 통신사 자회사가 제외된 만큼 전체 비율은 20% 이상으로 추정된다.

◇ 옆나라 일본, 성공적인 활성화 정책… 차이 뭐길래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알뜰폰 시장이 정체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알뜰폰 사업자의 통신 시장 점유율은 11.98%다. 지난해 5월 알뜰폰 점유율은 11.41%였다. 1년간 알뜰폰의 점유율은 0.57% 증가했다. 사실상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신 소비자 10명 중 1명만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떻게 알뜰폰 활성화에 성공했을까. 일본은 2001년 통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알뜰폰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알뜰폰에 대한 소비자의 미온적인 반응이 이어지자 일본 총무성은 2013년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지원 정책을 실시했다. 당시 일본 총무성은 목표 시점을 2016년으로 잡고, 3년 만에 알뜰폰 가입자를 두 배로 늘려 1,500만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 성공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1,586만명(통신사 자회사 제외)이다.

일본이 알뜰폰 활성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분리’다. 통신사(MNO)와 알뜰폰(MVNO)간의 시장을 분리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일본은 통신사와 알뜰폰의 요금제 시장을 분리해 음성과 데이터 혜택이 각각 다른 상품을 출시하도록 했다. 단말 시장 역시 분리해 가전유통점 중심으로 알뜰폰 활성화에 나섰다. 단말기 자급제 시장에서 저가폰과 알뜰폰 상품을 연계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통신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이 같은 상품으로 경쟁을 한다. 통신사보다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본 정부의 강경한 태도도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 일본은 통신3사(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가 알뜰폰에 대한 도매대가 요금을 매년 3월 의무 공표하도록 했다. 단말기 보조금 역시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정을 고려해 묵시적으로 규제해왔다. 이를 통해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데이터 재판매 요금을 인하하도록 유인했다.

국내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장지배적 사업자 SK텔레콤의 협상으로 매년 도매대가를 갱신하고 있지만 정부의 역할은 미미하다. 지난해 도매대가 협상만 봐도 그렇다. 정부와 SK텔레콤의 알뜰폰 도매대가 협상은 당초 지난해 6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11월에야 완료됐다. 올해 역시 도매대가를 두고 정부와 SK텔레콤 간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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