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공식 홈페이지는 임시로 노 의원 추모 페이지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정의당 당원에 가입했다는 메시지와 후원금 납부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정의당 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은진 기자]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별세 이후 정의당 당원 가입과 후원금 납부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당 지지율도 4주째 10%대를 유지하며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이어 ‘제2야당’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노 의원의 비보로 지지층이 결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라”고 호소했었다.

노 의원의 발인과 영결식을 하루 앞둔 26일 국회의사당 본청 전면에는 검은색의 추모 현수막이 걸렸다. 정의당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노 의원 장례는 국회장으로 위상이 격상돼 27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영결식이 진행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공동장례위원장을,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각각 장례위원을 맡는다.

정의당 공식 홈페이지는 임시로 노 의원 추모 페이지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정의당에 오늘 당원으로 가입했습니다. 고인의 뜻대로 정의당을 지지하겠습니다”(닉네임 해세라) “정의당에 앞으로 후원하겠습니다”(RBCJFL)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을 갚고자 60여년 생애 처음으로 온라인 당원으로 입당합니다”(추모합니다) “늦었지만 처음으로 당원 가입을 했습니다. 남기신 말씀대로 정의당은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평범한사람)라는 등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정의당은 고인의 뜻이 훼손되지 않게 당원 가입과 후원금 증가 수치를 확인하거나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시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후원금을 주시는 것은 너무 감사하다”며 “총무팀장과 이를 확인하지도, 공개하지도 말자고 이야기했고 당내에서도 합의가 됐다”고 전했다. 정의당 의원들은 사석에서 “(후원금) 모두 돌려드릴 테니 노회찬만 다시 살려 달라”고 말할 만큼 비통한 심정을 표현했다고 알려졌다.

정당 지지율도 소폭 상승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해 26일 발표한 7월 4주차 주중집계에 따르면, 정의당은 지난 주 대비 0.1%p 오른 10.5%로 4주째 10%대를 이어갔다. 노 의원의 사망 당일인 23일엔 9.5%를 기록했다가 24일 10.2%로 상승했고 25일에는 11%로 올랐다. 노 의원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 KTX 해고 승무원들이 조문을 한 뒤 심상정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빈소 찾은 추모객들… 고인 인생 ‘축소판’

노 의원을 추모하는 각계 인사들의 메시지도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노 의원 빈소를 조문한 뒤 “저희는 노 의원께 빚을 졌다. 노 의원께서 꿈꾸신 정치를 흉내 내지도 못했다. 노 의원의 매너에 스민 인간에 대한 배려에 응답하지 못했다. 노 의원의 익살에 감춰진 고독을 알지 못했다. 몇 달 전 노 의원을 붙잡고 막걸리 몇 잔 더 마셨어야 했는데 그것도 못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10여년 동안 복직투쟁을 해온 KTX 승무원들도 노 의원의 빈소를 찾았다. 노 의원의 생전 마지막 메시지는 긴 투쟁 끝에 복직하게 된 KTX 승무원들을 향한 축하 인사였다. 오미선 전 KTX 승무지부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감 때도 항상 저희 문제에 관심을 가지셨던 분이 갑자기 그렇게 돼셨다는 비보를 언론을 통해서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 노동자 입장에서 가장 먼저 앞장 서주셨고 (노동자를) 대변해주셨던 분이기 때문에 놀랍고 안타까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검찰 내 성폭력을 고발했던 서지현 검사도 노 의원의 빈소를 찾았다. 노 의원은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검찰국장을 비판하고 서 검사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노 의원은 2005년부터 3·8 여성의 날마다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해왔다. 호주제 폐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은 노 의원이 의정활동에서 최초로 대표발의 했던 법안이기도 하다. 서 검사는 노 의원 빈소에서 “저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던 분이다. 지금 믿기지가 않는다. (비보를 듣고) 며칠 동안 많이 울었다”고 심경을 표했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적힌 메시지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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