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총재가 월말에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출구전략이 언급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정책(-0.1%)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올해만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올렸고, 유럽 등 세계 주요국도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5년간 아베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를 부흥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공급하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폈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각) “일본중앙은행이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는 기준금리의 범위를 넓히거나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주식의 범위를 재설정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정책변화의 폭은 크지 않을 듯하지만, 구로다 총재가 추진하던 급진적인 경기부양책에 처음으로 변화가 생긴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중앙은행이 정말 출구전략을 실행할 마음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구로다 총재는 과거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현재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0.9~1%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 금융계는 금리 인상을 바라는 눈빛이다. ‘재팬 타임스’는 26일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시중은행들이 일본중앙은행 측에 사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금리를 인상해달라고 로비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너스 금리 하에서 사채를 매입하는 중앙은행의 행동은 기업의 차입비용에 하방압력을 가해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히라노 노부유키 CEO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은 잠재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이다”며 “2% 물가상승률이라는 목표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본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를 포기하거나 기준선을 낮춘다는 것은 곧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여유도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