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전날 오전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의 집을 찾았지만 빈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에 함박눈이 쏟아지기 직전인 오전 10시경 서울 용산의 안철수 전 후보 집을 찾았으나 당시 집을 비운 안 전 후보와 만나지 못한 채 문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렸다.

이날 안 전 후보 측이 오후 2시께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문 후보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브리핑이 연기됐다’는 통보가 나왔고 결국 이날 중 지원방침 발표는 취소됐다.

안 전 후보 측은 회견 취소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한 지원 방식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후보의 회견 취소와 달리 문 후보 측은 이날 오전부터 일찌감치 미완성된 단일화에 대한 매듭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열린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 사이에 상실감이나 허탈감도 많이 있을 것 같다. 그분들께도 사과 말씀 드리고, 이제는 정권교체와 새정치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화 과정의 아픔을 덮고 넘어서서 함께해 나가자는 간곡한 호소를 말씀드린다”고 말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앞선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도 안 전 후보가 캠프 해단식서 비판한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보다는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히며 공격성 멘트를 최대한 자제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바람에 화답하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문 후보는 6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주요 민생정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안 전 후보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선승리와 정권교체 위해 힘을 합쳐줄 것”이라며 “안 전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 나의 선거와 대선승리, 정권교체를 위해 도움을 줄지는 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 역시 “안 전 후보가 철옹성 같았던 박근혜 대세론에 균열을 내는 한편 정권교체의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희생과 양보로 선거구도를 일대일 구도로 만들어 주는 큰 역할을 해주셨는데 또 뭘 더 해달라 이렇게 하기는 미안하고 죄송한 상황”이라며 “(안 전 후보의 지원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덤덤하게 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 민주당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더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문제는 저희에게 있다. 대선 후보는 문재인이고, 야권단일후보를 배출한 곳은 민주당인 만큼 새정치를 염원하는 국민들과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말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후보 측은 이날 민주당과 시민사회 세력이 함께하는 ‘정권교체-새정치 국민연대(가칭·이하 국민연대)를 출범시켰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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