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30일(현지시각) 인도‧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해당 지역에 1억1,300만달러, 한국 돈으로 약 1,27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비록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중국과의 경쟁구도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기업이 다른 나라보다 더 좋은 사업 파트너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배하려는 생각이 없으며, 그런 행동을 하는 국가가 있다면 누구든 배격할 것”이라는 말로 중국의 확장정책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 체제 하의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의 이름으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항구와 철도를 비롯한 기간시설들이 주요 투자 대상이며, 이를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해 회원국과 자금을 모으는 중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지역 경제이슈에서 발을 빼면서 아시아 패권 경쟁에서 중국에게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투자계획은 외국 경제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을 지키면서도 최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31일(현지시각) 기사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몇몇 국가들은 미국이 과연 자신들을 도와줄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던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8월 1일(현지시각)부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안보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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