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공모가액 및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LCC업계 세 번째 상장사로 새롭게 출발한 티웨이항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공비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모두 저조하더니, 상장 이후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장 준비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의 공모희망가액은 주당 1만4,600원~1만6,700원으로 제시됐다. LCC업계 선두주자 제주항공과 여행사인 모두투어네트워크, 참좋은여행 등을 비교대상 삼아 책정한 것으로, 진에어를 제외해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만약 흥행에 성공해 최종공모가가 공모희망가액 밴드 상단에 형성되고,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티웨이항공은 LCC업계 시가총액 2위 진에어를 넘어설 수 있었다. 이는 티웨이항공은 물론 최대주주격인 나춘호 예림당 회장 일가에게도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기대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부터 저조했다. 경쟁률이 23.03대1에 그쳤다. 앞서 상장한 제주항공은 378대1, 진에어는 274.6대1이었다. 결국 티웨이항공의 최종공모가는 당초 제시됐던 것보다 낮은 1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냉랭한 반응을 보인 건 기관투자자만이 아니었다. 뒤이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도 경쟁률이 1.15대1로 저조했다. 이 역시 제주항공의 448.5대1, 진에어의 134대1에 비교해 민망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일각에선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매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행보는 상장 첫날에도 계속됐다. 티웨이항공 주가는 첫날 1만1,600원에서 시작해 소폭 하락한 1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둘째 날인 2일은 다시 50원 오른 1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장 초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모가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이 같은 흥행참패는 당장 티웨이항공의 계획에 차질을 가져올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당초 상장을 통해 총 2,336억~2,672억원을 공모해 적어도 1,700억원 이상의 신규자금을 확보해 신규 항공기 확보와 항공훈련센터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특히 2021년까지 보잉 ‘B737 맥스’를 10대 이상 들여오겠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공모액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측은 “당초 제시한 계획은 상장 공모가와 무관하게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최근 유가상승이나 업계의 논란으로 기대했던 것보단 반응이 덜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장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티웨이항공의 상장 흥행 참패는 LCC업계 전반에도 적잖은 여파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고, 이스타항공도 내년 7월을 목표로 삼고 있는 등 최근 LCC업계의 화두는 상장이다. 그러나 비교기준이 될 티웨이항공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이들의 앞길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상장 자체가 무산되거나, 상장을 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IPO 흥행부진은 향후 다른 LCC업체의 상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곳들이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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