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인의 두 사외이사는 최근 5년 이사회 출석률이 10%대에 머물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건설기계 및 중장비 부문의 강자 혜인이 불성실한 사외이사로 빈축을 사고 있다.

1960년 창립한 혜인은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각종 중장비를 들여와 판매 및 렌탈하고, 엔진, 발전기 등을 생산하며, 최근엔 신재생에너지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2,375억원의 매출액과 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계열사로는 혜인자원, 혜인산업, 싸이텍코리아, 미래에너지개발 등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혜인 사외이사다. 혜인은 현재 천기흥, 김주은 두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이들은 각각 2009년과 2012년 처음 선임됐으며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나란히 임기가 3년 연장됐다.

두 사외이사는 지난해 19차례 열린 이사회 중 딱 2번만 참석했다. 참석 횟수는 물론 참석한 회차도 같다. 이사회 출석률도 나란히 10.5%에 그쳤다. 2016년엔 10차례 열린 이사회 중 1번만 참석했다. 28차례 이사회가 열린 2015년엔 천기흥 사외이사가 4번, 김주은 사외이사가 3번 참석했고, 18차례 이사회가 열린 2014년엔 나란히 3번만 모습을 드러냈다. 2013년 역시 12차례 이사회 중 참석한 것은 2번뿐이다. 2013년 이후 5년 내내 이사회 출석률이 1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보이면서도 보수는 꼬박꼬박 챙겼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 1,800만원을 수령했고, 그 이전에도 보수는 꾸준히 지급됐다.

이를 이사회 출석일 기준으로 나눠보면 꽤 쏠쏠하다. 지난해 같은 경우 이사회 참석 1번에 900만원을 받았고, 2016년 단 1번 참석에 1,800만원을 받았다.

물론 사외이사의 역할이 이사회 참석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이와 관련된 법적규제도 없다. 다만, 이사회 참석은 사외이사의 중요한 권리이자 책임이다. 경영진 및 오너일가를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선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참석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에 매년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발표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선임을 반대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이사회 출석률이 75% 미만인 사외이사는 재선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두고 있다.

한편, <시사위크>는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과 관련해 혜인 측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