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건전성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이 자본확충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전성 악화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KDB생명은 올해 잇따라 자본확충에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아직까지 여러 불안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 공격적인 자본확충… 건전성 지표 개선 

KDB생명은 올초 정재욱 사장이 경영의 키를 잡은 뒤, 재무개선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에만 해도 108.5%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들어 자본확충에 나서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KDB생명은 올초 3,000억대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5월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도 마무리지었다. 이에 올 1분기 154.5%까지 올랐던 RBC 비율은 2분기에는 190%까지 치솟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21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을 대비해 보험사들은 RBC 비율은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선 RBC 비율이 200%는 상회해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이에 KDB생명은 추가 자본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KDB생명은 하반기에 최대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안심하긴 어렵다. 영구채 발행 등으로 통해 자본확충에는 성공했지만 커진 이자 부담은 숙제거리다. KDB생명이 5월 발행한 해외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 2.84%에 가산금리 4.66%를 더해 연 7.5%에 이른다. 단순 계산했을 때, 연간 이자로만 15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이자를 감안하기 위해선 회사 수익이 뒷받침돼야 한다.

KDB생명은 줄곧 적자에 시달려왔다. 다만 올해 1분기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다. KDB생명은 1분기 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낸 성과였다. 물론 아직 수익성이 회복된 단계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갈길은 멀다.

◇ 1분기 적자 탈출… 흑자기조 유지될까 

영업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초회보험료 실적은 올해 1분기 쪼그라든 모습을 보였다. KDB생명은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이뤄진 점포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으로 영업력이 축소된 탓으로 보인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수입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KDB생명은 새 회계기준 도입을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자본확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고 보장성 보험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인데, KDB생명도 사정은 같다. 이에 하반기에는 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맞춰, 영업력 재건에 고삐를 죄일 것으로 예상된다.

KDB생명 매각 작업은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후 추진될 예정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시한을 2020년까지 미루고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3년의 시한을 확보한 KDB생명이 변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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