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자동차 부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중견기업 SG그룹이 상장 기업들의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 SG세계물산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섬유와 패션, 자동차 부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중견기업 SG그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룹의 실질적인 살림살이를 맡아야 할 상장기업들의 사정이 변변치 못해서다. 대외적으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SG세계물산을 포함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SG&G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중후장대 업종인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SG충방도 불확실한 대외 환경 탓에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 맥 못추는 간판 계열사 SG세계물산

SG그룹을 대표하는 핵심 계열사 3곳이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2년 연속 적자 달성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우선 여성복 브랜드 ab.f.z와 남성정장 브랜드 BASSO로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SG세계물산의 행보가 위태로워 보인다. 지난 1분기에 18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기 무섭게 이를 상쾌 시킬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 7일 SG세계물산은 금감원 공시를 통해 2분기 20억원의 영업손실과 1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을 시장에 예고했다.

이와 관련 SG세계물산 관계자는 “2분기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의류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해당 된다”면서도 “3‧4분기 OEM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다소 사정은 나아지겠지만 의류 시장 변동성이 커 최종적으로 흑자 전환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G세계물산은 각각 67억원의 영업적자와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G세계물산과 함께 유가증권 상장사 지위를 누리고 있는 SG충방(구 SG충남방적)의 사정은 더 좋지 못한 편이다. 지난 2014년부터 4년째 발생하고 있는 손실 꼬리표를 하루 빨리 떼어야 하지만 올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 보인다. 최근 실적인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하락한 3억원에 그친 상태. 이런 가운데서 대외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 더욱 험난한 앞날이 예상되고 있다.

◇ 자동차 산업 위기에… SG충방‧SG&G ‘우울모드’

내수 시장에 100% 의존하고 있는 SG충방에게 GM사태는 대형 악재와 같다. 밴더사인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생산량 감소가 명약관화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는 곧 한국GM 차량의 시트커버를 제조하는 부품사인 SG충방의 오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울러 SG충방 등으로부터 물품을 수렴해 GM에 납품하는 또 다른 계열사인 KM&I에게도 유사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G그룹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지주회사인 SG&G의 부진이다. 지주회사로서 그룹의 컨트롤 역할을 함과 동시에, 물류와 자동차부품 사업 등 자체사업까지 하고 있는 SG&G가 제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의 영업흑자(286억)를 달성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흑자 규모가 영 시원치 않다. 지난 2017년 동기 대비 59%가 감소한 43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SG&G는 자동차 제조 및 시트 부품 사업이 상당한 비중(37%)을 차지하고 있어 SG충방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 위기의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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