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복 전문기업 아가방앤컴퍼니가 출산율 감소와 경쟁 브랜드의 공세 등이 겹치면서 실적난에 허덕이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아동복 전문기업 아가방앤컴퍼니의 아성이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SPA 브랜드 등의 공세 앞에 ‘대륙의 자본’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면서 고난의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

◇ 1분기 어닝쇼크… 다가오는 사상 최악 실적의 먹구름

아가방앤컴퍼니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최초 유아 브랜드로서 한때 시장점유율 1위를 누렸던 옛 전성기 시절은 점점 아련한 추억의 한 페이지가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가방앤컴퍼니가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분기에 2002년 상장 후 최저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1,409억) 보다 못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비관 섞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분기 아가방앤컴퍼니의 매출 규모는 320억원. 지난해 동기 대비 42억원이 모자란 금액이다. 8년 연속 매출 감소라는 관측을 넘어 17년 만에 최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섣불리 기우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매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규모 영업손실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미 20억원의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중국기업인 랑시에 매각 됐던 2014년에 버금가는 손실이 점쳐지고 있다. 그해 1분기 21억원의 영업적자를 안은 아가방앤컴퍼니는 각각 72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라는 기록적인 부진으로 한 해를 마무리 했다.

이와 관련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소비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명품과 해외 아동복이 관련 시장을 정확히 집계할 수 없을 만큼 국내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등 경영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온라인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며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업다각화 성과도 부진, 회사 떠나는 직원들

아가방앤컴퍼니의 부침이 지속되고 있는 배경엔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새 브랜드들의 활약이 미진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 아가방앤컴퍼티의 지분 26.6%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랑시코리아는 사업다각화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게 유아용메트와 놀이용품 등을 판매하는 디자인스킨과 수입아동복 편집샵 쁘띠마르숑이다.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온라인(디자인스킨)과 프리미엄(쁘띠마르숑)이라는 색채를 띄고 있는 두 브랜드의 성장은 아직 더딘 편이다. 지난해에 두 브랜드에서만 각각 2억과 11억원의 영업손실이 나왔다. 올해 전망 역시 아가방앤컴퍼니의 전체 실적과 마찬가지로 더 비관적인데, 1분기에만 각각 6,000만원과 6억원의 영업적자를 떠안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수가 줄면서 사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도 아가방앤컴퍼니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2011년 무렵 260명을 넘어섰던 아가방앤컴퍼니의 직원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89명까지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한데, 2016년부터 분기 마다 10명 내외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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