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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CIO에 주진형 유력설… 증권가 싸늘한 반응 ‘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장 후보로 거론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설이 퍼지면서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인선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만큼 유력설을 속단하긴 어렵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벌써부터 각종 뒷말이 오고 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그의 선임을 강력 반대한다는 청원글까지 올라와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 ‘개혁파’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 급부상  

국민연금이 1년 넘게 공석인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19일 마감한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에는 30명이 지원 서류를 냈다. 이 가운데 13명 후보가 서류 심사를 통과해 면접자로 선정됐다. 오는 21일 진행될 면접에는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문장,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 CIO,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등의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주진형 전 사장도 면접자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그가 최종 5위로 서류평가를 통과했다는 말이 돌면서 유력설까지 제기됐다. 업계에선 그의 개혁적인 성향에 임원추천위원회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 전 사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고,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나와 소신 발언을 해 ‘깜짝 스타’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같은 관측에 업계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앞서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전문성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주 전 사장은 10년간 세계은행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국내에 들어와 증권사에서 기획, 전략 담당임원을 거쳐 CEO를 지냈던 인사다. 삼성증권 전략기획실장과 우리투자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화투자증권 임원을 지냈던 바 있다. 운용 분야에서 경험이나 전문성을 입증할만한 이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 운용 전문성ㆍ경영 스타일 두고 우려 목소리 

한 증권가 관계자는 “국민연금 CIO라면 충분한 운용 경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주 전 사장은 전략과 관리 분야에서 경험은 있지만 결정적으로 운용 분야에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우려가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의 경영 성향을 두고도 뒷말이 적지 않다. 그는 증권업계에 몸담았던 시절 엇갈린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한화투자증권 사장 시절, 매도리포트 확대와 고위험 주식 선정 등 개혁적인 실험을 했던 인사다. 이를 두고 업계 관행을 깨는 개혁적인 시도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독불장군식 경영으로 내부 반발과 부작용을 양산했다는 비판도 함께 존재했다.

실제로 주 전 사장은 내부 직원들의 반발에도 ‘서비스 선택제’를 도입했다가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 전 사장이 퇴임하자 그가 도입했던 제도를 대부분 폐지하고 원상복구했다. 조직 혼란이 극심했던 탓에 그의 재임 시절에 대한 내부 평가는 아직도 우호적이지 못한 편이다.

최근 그의 선임 반대 청원글이 올라온 것도 이같은 이유로 보인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진형 씨 국민연금 CIO 후보 반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주 전 사장이 한화투자증권 재직 시절에 근무한 직원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주 전 사장이 과거 한화투자증권 사장 재직 시절에 외부에서 보기에는 각종 개혁정책을 피는 것으로 비쳐졌지만, 내부적으로는 노조를 와해시키는 각종 정책 및 인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침없이 구조조정을 자행했을뿐 아니라, 임직원들과의 대화는 자신의 지식만을 뽐내며 모멸감을 주기 일쑤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서민들의 마지막 희망줄인 국민연금의 운용을 이기심과 오만함으로 가득찬 주진형 씨에게 맡긴다면, 유능 매니저들의 이탈 및 조직의 와해는 불 보듯 뻔하지 않을까 한다”며 “과거 주진형 씨가 지나갔던 회사들의 내부 의견을 들어보시고 인사를 진행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장 자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CIO가 자진 사퇴한 후 공석이 이어져왔다. 국민연금은 올 초부터 인선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으나 적격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재공모를 결정했다. 1차 공모 과정에서 청와대 유력 인사의 개입설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부가 최근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을 확정하면서 CIO 인선은 주목을 받고 있다. 과연 어떤 이가 무거운 왕관을 쓰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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