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후보가 차기 민주당 당권주자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이 김진표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당권 향배를 가를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해찬 후보를 중심으로 ‘1강 2중’ 구도가 형성된 모습이지만, 송영길·김진표 후보는 판세가 종반으로 향할수록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막판 뒤집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이 김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당권 향배를 가를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이해찬 후보는 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1,056명)에서는 38.5%가 이 후보를 지지해 다른 두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송영길 후보는 22.3%, 김진표 후보는 21.4%로 박빙이었다. 표본이 적은 민주당 당원(339명) 조사에서는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졌다. 이 후보가 37.8%, 김 후보 28.3%, 송 후보 22.9%로 나타났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9일 진행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대세론’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올드보이’ 이미지를 개선에 나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의원실 막내 보좌진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을 배우는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하면서 지지층에게 소통하는 이미지를 내보이는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김진표 후보 측은 전해철 의원의 지지선언 이후 캠프 분위기가 고무된 모양새다. 전 의원은 전날(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대에서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을 가지고, 당 혁신의 방향과 실천의지가 명확하며,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실현하여 국정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당대표가 선출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사실상 김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김 후보는 13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전해철 의원을 위주로 한 초재선들, 당의 혁신과 소통을 갈망하는 30~40명이 저에 대한 적극 지지로 자세를 바꾸고 있다”며 “김두관 의원도 저와 최근 협조적 자세로 바뀌고 있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오랜전부터 저를 지지했었다. 최재성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최 의원과 함께 저를 지지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전 의원의 김 후보 공개지지가 오히려 친문 지지층의 분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민주당 권리당원이 이미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고 있고 150만명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전 의원이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150만명이 다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친문이라고 해서 하나의 몸처럼 계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고 (친문 지지층이) 다양한 자기 입장들을 견지할 수 있다”고 봤다.

송영길 후보는 친문 의원들의 지지 후보가 각각 갈리는 상황을 ‘계파 세력 싸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김진표 의원을 지지하는 그룹들 간에 서로 계파 세력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저는 이에 휘말리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과 당원들만 보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대 초반 형성된 ‘이해찬 대세론’에 대해서는 김 후보와 송 후보 모두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지역위원장들은 저를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밝히며 선회하고 있다. 이해찬 대세론은 이미 끝난 것 아닌가. 다음주, 이번 주말을 넘기면 일강-일중-일약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송 후보는 “저희들이 분석하기로는 현장 분위기, 여론조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저와 이 후보의 2강과 1중 추세가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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