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포티파이를 선택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업체다. 삼성전자와 스포티파이의 파트너십은 향후 출시될 AI스피커 ‘갤럭시홈’의 경쟁력을 높이고, 아이폰을 견제할 도구로 작용될 전망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갤럭시노트9과 함께 주목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파트너십 발표였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의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다. 양사의 협업은 윈윈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애플뮤직을 보유한 아이폰을 견제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AI스피커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의 경우 애플뮤직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로 삼성전자 기기를 활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스포티파이와의 제휴 시작 

삼성전자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Barclays Center)에서 열린 ‘섬성 갤럭시 언팩 2018’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및 갤럭시워치 등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주목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협력 발표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9 출시와 함께 ‘스포티파이(Spotify)’와 새로운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내용이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1월 기준 가입자 7,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음원 시장 1위에 해당하는 멜론의 가입자가 3,300만명(6월 기준)이다. 스포티파이는 멜론의 두 배 규모인 셈이다. 심지어 이 수치는 유료 가입자에 해당하며 전체 이용자는 1억6,000만명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갤럭시노트9, 갤럭시워치, 스마트TV 등에서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스포티파이는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니엘 에크(Daniel Ek)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휴에 대해 “삼성전자는 모든 기기를 만든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 TV, 태블릿, 스피커, 갤럭시워치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다양한 기기에서 끊임없는 스포티파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 애플 견제·생태계 구축 나서는 삼성전자

양사 제휴는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각각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다. 특히, 양사 모두 애플을 견제할 도구로 서로를 이용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스포티파이는 애플뮤직을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는 줄곧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6%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시기 애플은 38%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분기별 점유율 변화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변화는 큰 편이다. 최근 4분기 삼성전자 점유율은 △32%(2017년 2분기) △24%(2017년 3분기) △20%(2017년 4분기) △26%(2018년 1분기) 등이다. 특히,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아이폰X 출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점유율은 45%까지 급증하며 전분기 대비 11% 확대됐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이에 시장 1위 음원 서비스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이용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공식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무게를 둔 전략인 셈이다. 아울러 삼성전자 AI스피커 ‘갤럭시홈’을 위한 협업이기도 하다. 스포티파이가 보유하고 있는 음원은 향후 갤럭시홈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이다. 타사 대비 출시가 늦은 만큼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음원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은 것이다.

스포티파이 입장에서도 얻을 게 많은 선택이다. 스포티파이는 미국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애플뮤직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초 애플뮤직의 유료가입자 수치는 매월 5%씩 증가하는 반면 스포티파이의 증가율은 2%로 확인됐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애플뮤직이 연내 스포티파이를 추월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애플이 보유한 기기 라인업이 애플뮤직이 성장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는 결국 스포티파이가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까닭이다.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시장 1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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