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바른미래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는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 당권주자인 손학규(왼쪽) 후보와 김영환(오른쪽) 후보가 14일 TV토론회에서 '안심' 공방을 펼쳤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바른미래당 9·2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 당권 주자들이 '안심(安心·안철수지지)'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6명의 당권 주자 중 국민의당계로 분류되는 손학규-김영환 후보가 상대를 향해 "안심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라는 등 날 선 비판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다.

하태경·정운천·김영환·손학규·이준석·권은희 후보(기호순)는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SBS 등촌동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지상파 3사 TV토론에 참석했다.

김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손 후보를 향해 "이번에 손 후보가 당 대표 되기 위해 신용현 의원, 김수민 의원과 짝짓기하고 줄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을 '안심'이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이건 안철수 전 대표도 죽이고, 바른미래당도 죽이고 손 후보도 죽고, 거기에 줄 선 의원들도 죽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우리는 계파정치와 진영논리에 반대해서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는데, 여기와서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어떻게 그렇게 '안심' 팔이를 하는가. 천하의 손학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손 후보는 이에 "'안심'을 팔았다면 제 잘못이지만, 그렇지 않다. 저는 '안심'을 팔아서 당 대표가 될 생각이 없다"라며 "신 의원과 김 의원이 저한테 와서 같이 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너는 안 돼' 그러겠느냐"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심을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라며 "'안심' 얘기는 김 후보가 할 자격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 손 후보는 이번 당권 주자 중에서 '안심'과 가장 가까운 인물들로 평가받는다.

김 후보는 안 전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 창당과정에 참여했던 인물이었고,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며 원외 인사였음에도 당의 중책인 사무총장을 안 전 대표의 추천으로 맡았다. 손 후보는 안 전 대표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모셔왔으며,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후보로 전략공천을 강행하기도 했다.

다만 첫 TV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다소 민감한 발언까지 꺼내들며 서로를 공격해 '국민의당계 연대'는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후보는 손 후보를 향해 "지방선거에서 천 명이 넘는 사람이 몰살당한 상황에서, 상임선대위원장과 사무총장 맡은 사람들이 다시 당권을 잡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어떤 일로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라며 "이런 지도부는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없기에 손 후보가 이번에 물러나는 것이 당을 살리는 것"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14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 스튜디오에서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9·2 전당대회 본선에 진출한 후보들이 방송3사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실상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손 후보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견제도 이어졌다.

하태경 후보는 모두발언에서부터 "'올드보이'는 신생 벤처정당에 맞지 않는다"라며 "올드보이는 대기업에 알맞다. 제가 (당을) 대기업으로 키워놓을 테니 올드보이는 그때 들어오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준석 후보도 "세계 정치 조류를 봤을 때 우리 대한민국 정치도 젊어질 때"라며 "지금까지 했던 선택처럼 정계개편 등을 언급하는 후보들에게 바른미래당을 맡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송파을 공천파동을 거론하며 "손 후보는 상황 판단에서 낙제점"이라며 "공천 파동을 일으킨 분들, 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 발언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올드보이' 공세에 손 후보는 '세대교체를 위한 마중물론'으로 대응했다.

손 후보는 "새로운 세대가 앞으로 정치를 담당해야 하지만 아직 새로운 세대의 준비가 덜 됐다"라며 "그 준비를 위해 내가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내가 무슨 욕심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야당 대표를 두 번이나 했다. 두 번 다 야당 통합을 이뤄냈다"며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패하고 나서 많은 분들이 당을 떠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최근에 저에게 '손 후보가 나온다고 하니 한 번 기다려 보죠' 이렇게 말씀하시는 의원들, 위원장들을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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