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2015년 3차 재정추계위원회가 경제지표 전망치들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보험료 납부액과 투자수익률을 줄임으로서 2060년으로 예정된 국민연금의 기금고갈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경제성장률과 출산율, 투자수익률 등 국민연금의 기금고갈 시기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경제지표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추산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15일 지난 2013년 진행된 3차 재정추계의 국민연금 전망에 대한 공개 검증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금고갈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변수들이 현실과 다르게 가정됐다는 내용이다.

우선 보험료 납부액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성장률이 엉터리로 전망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재정추계위원회는 2014년의 한국 경제성장률을 4.3%로 예상했다. 13년 당시 실제 경제성장률이 2.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경제성장률이 1.4%p 높아진다는 가정을 한 셈이다. 2.8% 성장에 그쳤던 2015년과 16년 역시 재정추계위원회의 보고서에서는 4.5%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양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합계출산율 역시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차 재정추계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34년까지 1.42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지난 14년 이후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17년의 합계출산율은 1.05명에 불과했다.

기금운용을 통한 투자수익률 또한 지난 5년간의 평균치가 당초 예상치보다 1.33%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공단의 국정감사자료를 바탕으로 “기금투자수익률이 예상보다 1.5% 하락할 경우 기금고갈이 2060년에서 2053년으로 앞당겨진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지난 5년간 출산율·투자수익률·경제성장률의 가정치가 실제보다 좋게 나온 연도가 하나도 없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17일 발표되는 4차 재정추계보고서에서 향후 70년간의 연도별 가정치를 공개해 전문가들이 검증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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