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판매실적을 향해가던 수입차업계가 BMW라는 악재를 만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6만627대. 7월까지 수입차업계 누적 판매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5,780대를 크게 웃돈다. 또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5년의 같은 기간 판매실적 14만539대보다도 2만대 가량 많다.

매년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신기록을 써오던 수입차업계는 2015년 24만3,9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뒤 기세가 다소 꺾였다. 2016년 22만2,5279대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도 23만3,088대로 2015년의 기록을 넘지 못했다. 배출가스 조작파문에 따른 아우디·폭스바겐 공백이 워낙 컸던 탓이다.

반면, 올해는 일찌감치 2015년의 판매추세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재개에 나섰다. 때문에 수입차업계가 올해 또 다시 신기록을 세울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고, 수입차 ‘30만대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이번엔 BMW다. 수년 전부터 잇따른 화재사고로 논란이 끊이지 않던 BMW는 최근 10만여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을 발표했다. 화재사고의 원인이 차량 결함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문제는 리콜 발표 이후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긴급안전진단 기간에도 BMW 화재가 잇따르자 소유주는 물론 사회 전반에 공포감이 확산됐다. 긴급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이나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원인을 둘러싼 논란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사상 초유의 ‘운행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BMW의 판매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BMW는 잇단 화재사고에도 꾸준히 수입차업계 2위 자리를 지켜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월에도 3,959대의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8월 들어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고, BMW의 브랜드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동안의 판매실적과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수입차업계의 신기록 도전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BMW는 지난해 6만대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등 수입차업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다. 벤츠와 함께 수입차업계 전체 판매실적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이 BMW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도 있으나, 2015년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우선, BMW의 8월 판매실적과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가까스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울 여지는 남아있지만, 30만대를 넘기는 것은 다소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2년간 아우디·폭스바겐의 공백 속에 주춤했던 수입차업계가 또 다시 BMW 악재를 만나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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