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사외이사 급여가 전년 동기대비 크게 증가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급여가 1년 전보다 두 배 가량 올랐다. 직원 및 사내이사의 급여는 감소한 가운데 홀로 증가한 것으로,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16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이하 사외이사) 등 6인에게 지급한 보수는 총 4억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지급보수(2억1,400만원) 대비 90% 증가한 것으로, 사외이사가 1명 더 늘어난 점을 고려해도 오름폭은 크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급여액으로 계산할 경우, 같은 기간 상승률은 58.8%에 달한다.

사외이사진의 하루 출석 보수를 비교해보면 상승폭은 더욱 높아진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사외이사가 참석한 이사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의 개최건수는 총 11회다. 그 중 동일 날짜에 열린 걸 제외하면 회의 개최일수는 9일이다. 9일 간 사외이사 6인의 총 출석건수는 40회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하루 출근에 1,020만원의 보수를 받은 셈으로, 지난해 ‘535만원’ 보다 약 90.6% 증가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급여는 왜 올랐을까.

업계에선 우선 실적 호조에 따라 사외이사진의 급여도 오른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다. 실제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6.7%, 27.3% 증가했다. 비록 2분기에 멈춰서긴 했지만, 전 분기까지 4분기 연속 ‘분기기준 사상최대실적 경신행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직원과 사내 등기이사의 급여수준은 하락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공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1인당 평균급여는 200만원 감소했고, 사내 등기이사 4인의 평균급여도 48.1% 줄었다. 역대 최대실적에도 평균급여가 하락한 것으로, 반도체로 편중된 실적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사외이사진을 새롭게 개편하면서 거물급 인사를 영입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사회 투명성 강화 등을 위해 올해 초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종훈 키스위 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을 역임한 김 회장은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즈’를 설립 후 1조원대에 매각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김 전 이화여대 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여성 최초로 법제처장을 지낸 인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인원 증가로 총액도 늘었다”며 “급여는 보상위원회에서 산정한 것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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