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수구 보수’ 대신 ‘안보·경제 전문가 정당’ 이미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사진은 16일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안보·경제 정당’ 이미지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지난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경제정책에 ‘색깔론’을 덧씌운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한국당은 ‘대화를 통한 경제협력’이라는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방침과 노동시간 단축 등 경제정책을 두고 “노동자·서민·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정부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 수구보수 이미지 벗기 안간힘

그동안 한국당은 ‘수구 보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변화했지만 ‘대화’ 대신 ‘제재’를 외친 탓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에 씌워졌던 기존 ‘수구’ 이미지 벗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보수 가치 재정립’을 외쳤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한국당은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 경제실용정당으로서 서민과 함께하는 선도적 사회개혁 정당으로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정책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후속 조치인 셈이다.

김 비대위원장의 보수 가치 재정립 방침에 따라 당 비대위에는 ‘가치와 좌표 재정립소위, 정책·대안정당소위, 시스템·정치개혁소위’에 이어 정당개혁위원회가 설치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각 소위에서 제안하는 각종 정책과 당 개혁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다.

김 비대위원장는 문재인 정부 행보를 ‘국가주의’라고 규정한 뒤 ‘자율’의 가치를 내세웠다. 수구보수 이미지 벗겨내기의 일환인 셈이다. 그는 정부의 남북경제협력 추진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안보 정책의 부족한 부분은 비판하고 있다. 사실상 ‘안보는 우클릭, 경제는 좌클릭’으로 당 운영 방향을 설정한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그는 1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평화가 곧 경제다’ 발언을 두고 “평화는 어떻게 하든지 추구해야 할 아주 중요한 가치고 반드시 우리 당도 거기에 대해 협력해야 하고 또 앞서가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비핵화 협상이 이렇게 더딘 마당에 경제적 이익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민생경제론”이라며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당 차원에서의 대기업 고용세습제 폐지 법안 제출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 초청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광복절 기념사에서) ‘평화가 곧 경제다’라고 말했지만 제가 들어본 국민 목소리는 ‘경제가 곧 평화’라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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