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렉스의 고배당 정책이 주목을 끌고 있다. <롤렉스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해외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한국법인이 해외 본사에 대한 고배당 정책을 꿋꿋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본사에 송금했다. 버는 족족 본사 송금에만 열중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고배당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곱지 못하다. 로렉스 이같은 역시 뒷말을 피하진 못하고 있다.

◇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 집행  

스위스 명품 시계브랜드인 롤렉스는 지난 2002년 한국 법인인 ‘한국로렉스’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로렉스의 지분 100%는 스위스에 있는 로렉스홀딩스SA(Rolex Holding SA)가 갖고 있다.

한국로렉스는 국내 시장의 꾸준한 명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곳이다. 진출 초기인 2005년 224억 수준에 불과했던 매출은 10년만에 1,349% 성장했다. 한국로렉스는 2015년 매출 3,259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다만 최근 2년새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소폭 위축된 모양새다. 한국로렉스의 매출은 2016년 3,106억원 2017년 2,994억원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이같은 실적 흐름과 무관하게 한국로렉스의 고배당 정책은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한국로렉스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한국법인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고배당 정책을 펼쳐온 곳이다.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도 100%를 상회한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뜻한다. 배당성향이 100%를 넘으면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 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집행했다는 의미다.

한국로렉스는 2015년과 2016년 회계연도에서 배당성향이 116.3%, 110.2%에 달한다. 2015년의 경우 429억8,600여만원의 순이익을 거둔 뒤, 500억원을 배당금으로 집행했다. 2016년은 408억원을 벌어 450억원을 배당금으로 썼다. 지난해에는 배당성향 95.9%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타 다른 기업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 한국서는 돈벌이만? … 해외 명품 브랜드의 계속되는 고배당 논란

CEO스코어가 2016년 매출 상위 국내 기업 374개사의 배당성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23.6%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계 44곳의 배당 성향을 비교한 결과 평균 75.9%로 조사됐다.

외국계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국내 기업보다는 3.2배 정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로렉스의 경우, 외국계 기업 중에서도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같은 고배당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 안팎의 시선은 곱지 못한 편이다. 한국 시장에서 투자나 사회공헌활동은 나몰라라하고 그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에는 기부 활동이 전무한 곳도 있다. 한국로렉스는 이들과 비교하면 사정은 나은 편이다. 한국롤렉스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2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매출 규모와 지난해 배당금 집행 내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지난해 한국로렉스가 지출한 기부금은 전체 매출 대비 0.0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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