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을 해결할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지난 17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에서 말레이시아에게 충격패를 당하면서 손흥민의 병역문제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가뿐히 제압할 것으로 예상됐던 말레이시아에게 일격을 당하자, 우리 대표팀의 금메달 전망에도 강한 의문부호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물 건너 갈 경우 손흥민의 군 입대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걱정 어린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우리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금메달 사냥에 실패할 경우 손흥민은 어떤 식으로 병역문제를 해결하게 될까.

우선, 손흥민은 1992년 7월 8일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국적자다. 10대 시절 유럽으로 건너가긴 했으나, 태생은 한국이다. 아울러 모든 대한민국 남성이 그렇듯 병역의 의무를 지고 있다. 현재 만 26세로 군 복무 대상자에 해당한다.

다만, 손흥민은 현재 현역이 아닌 ‘4급 보충역’ 대상자다.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고 독일로 건너가 병역법상 이렇게 분류된다.

손흥민은 현재 군 입대를 연기해놓은 상태다. 정확한 연기 사유는 공개되지 않지만, 국외 취업 및 거주를 이유로 연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유로는 만 27세까지 연기가 가능하며, 병역법은 각각의 생일이 아닌 해당 년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만 28세가 되는 내후년, 2020년에는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물론 다른 사유를 들어 병역을 더 연기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축구 경력단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상무와 경찰청 지원조건이 만 27세 이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손흥민이 병역면제 혜택을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보려보는 방법도 있으나, 가능성이 낮을 뿐 아니라 실패 시 상무나 경찰청 입단이 불가능해진다. 위험 부담이 큰 도전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하기 위해선 현역으로 분류돼야 한다. 손흥민이 현역으로 분류되려면 고등학교 졸업자 자격이 필요한데, 검정고시 등의 방법이 있다. 그만큼 분주해지는 셈이다.

검정고시를 치르고 현역으로 재분류된다하더라도 더 복잡한 문제가 남아있다. 상무와 경찰청에 입단하기 위해선 국내리그에 등록돼있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 및 절차 등을 고려하면 손흥민이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하는 것 역시 그리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가 국내 구단을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 손흥민의 나이나 몸값을 고려했을 때 가능한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무상 임대’ 같은 방법을 떠올려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각각의 입장에서 따져야 할 것이 많다. 손흥민을 보유한 구단 입장에선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이후 손흥민의 가치를 장담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방법이 있긴 하다.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거나 영주권을 얻는 것이다.

다른 나라 국적의 경우 현실성이 극히 낮다.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적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당연히 태극마크도 달 수 없다. 이에 따른 국민적 반감 또한 상당할 것이 분명하다.

영주권을 이유로 군 입대를 미룰 경우 만 37세까지 연기가 가능하다. 손흥민은 과거 독일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프로 선수로 데뷔까지 한 바 있어 영주권 취득 요건을 충족했거나 이미 취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 경우도 병역 회피라는 비판적 여론에선 자유롭기 어렵다.

일각에선 토트넘과 2023년까지 재계약한 손흥민이 이미 독일 영주권을 취득했고, 병역 문제 최후의 카드로 이를 염두해두고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당당히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병역 문제만 해결된다면, 손흥민은 몸값이 더욱 치솟고, 더 큰 구단으로 옮길 여지가 충분하다. 부디 손흥민에게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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