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엔질리너스 커피 등 외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롯데지알에스가 수익성 악화와 채용 특혜 의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그룹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도맡고 있는 롯데지알에스(롯데GRS)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당장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까마득한 후발 주자인 맘스터치에 가맹점 점포수를 턱 밑까지 추격당하며 체면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다. 이런 가운데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남익우 대표는 자녀 특혜 채용 시비에 휘말리며 조직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장본인이 되고 있다.

◇ 롯데리아, 25년 후배에 ‘토종의 자존심’ 내주나

햄버거 패스트푸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뛰어난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며 성장세를 거듭해온 토종 브랜드 맘스터치가 마침내 점포 수 기준 1위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8월 기준 맘스터치는 전국에 1,142개 가맹점을 보유하면서 롯데리아(1,341개)를 맹추격하고 있다.

직영점을 제외한 가맹점만을 놓고 계산할 경우 두 업체 간의 격차는 더욱 줄어든다. 100% 가맹사업으로 운영되는 맘스터치와 달리 롯데리아는 131개 직영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 이를 제외하면 두 브랜드의 격차는 68개로 좁혀진다. 지난 5년간 매년 최소 100개 매장을 늘려온 성장 속도를 놓고 봤을 때 맘스터치가 롯데리아를 추월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40여 년간 토종의 자존심을 지켜온 롯데리아로서는 ‘25년 후배’ 맘스터치에 그 타이틀을 내줘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롯데리아의 달라진 위상은 사업 주체인 롯데지알에스의 현주소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롯데리아 외에도 엔젤리너스 커피, 크리스프크림 도넛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는 전성기의 터널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3년 1조(별도기준) 문턱을 넘었던 롯데지알에스의 매출 규모는 해마다 200~400억 가량 줄어들어 지난해 가까스로 9,000억원 대를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 갈 길 바쁜 남 대표, 채용 특혜 의혹에 발목

영업이익은 4년 사이 10분의 1수준인 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또 롯데지알에스는 3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흑자 달성 실패라는 쓴 맛을 봤다. 마침내 롯데는 롯데지알에스의 난국을 헤쳐 나갈 새 수장을 역임하기에 이르렀는데, 올해 초 그룹 식품계열사의 경영지원 업무 등을 맡아온 남익우 대표를 급파한 것이다.

하지만 조직 쇄신과 실적 개선에 고삐를 당겨야 할 새 수장이 되레 회사에 ‘민폐’를 끼치는 분위기다. 취임 4개월 만에 채용 특혜 의혹의 주인공이 되면서 남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CEO와 그의 차녀가 비슷한 시기 한 회사에 몸담게 된 데 대해 직원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회사는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불만은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외에도 롯데지알에스 일부 직원들은 남 대표의 장녀와 사위가 각각 그룹 계열사와 롯데지알에스 인사팀에서 근무 중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채용 특혜자로 지목된 분들은 모두 그룹의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쳐 입사한 분들"이라며 "몇몇 직원들의 의혹과 불만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인사상 조치를 취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