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보수가치 재정립'을 두고 또 한번 계파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경기도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연찬회'에 참석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이하 당 소속 의원들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내 계파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계파갈등 단초는 ‘보수가치 재정립’이었다.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청산 대신 보수가치 재정립에 먼저 나선데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내세운 보수가치에 대한 모호성과 독선적 리더십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사실상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한 ‘보이콧’인 셈이다.

한국당은 지난 20일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고 향후 당 혁신 방안과 9월 정기국회 전략 짜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선(先) 가치정립·후(後) 인적청산’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당시 연찬회에서 한국당을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하며 “자동차를 고치지 않고 아무리 좋은 운전사를 데려온다고 해서 운전할 수 있나. 차를 고친 다음에 새로운 운전사를 모셔야 한다”라면서 당 가치 재정립이 우선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는) 새로운 목표와 미래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차는 고장난 게 없는 데 운전자가 문제였다”면서 김 비대위원장 행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상 김 비대위원장이 추진 중인 ‘보수가치 재정립’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셈이다. 김태흠 의원 역시 “과거 우리당에 혁신위가 수차례 있었는데, 무슨 일을 했는지 국민도 우리도 모른다”면서 애둘러 김병준 비대위 행보에 불만을 토로했다.

◇ ‘계파갈등’ 차단 나선 지도부

한국당 지도부는 당내 계파갈등이 ‘또’ 불거지는 데 대해 즉각 진화에 나섰다. 전날(20일) 당 연찬회에서 소속 의원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계파갈등 및 보수 분열’을 가장 많이 꼽은 지 하루도 채 안돼 갈등이 불거지는 데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당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112명 가운데 95명 응답)에 따르면 ‘당이 무엇을 잘못했냐’는 질문에 계파갈등 및 보수분열을 가장 많은 의원(53명·복수응답)이 꼽았다. 뒤이어 탄핵·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와 반성 없이 책임을 회피, 당 리더십·위기 관리시스템 부재로 정책이슈 선점 및 대안제시 실패’(각각 40명)을 당이 잘못한 이유로 꼽았다.

이를 반영한 듯 김용태 사무총장은 21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걱정하는 마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계파갈등 해석 차단에 나섰다. 그는 “기본적으로 보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자유라는 가치와 시장경제체제”라며 “김 비대위원장도 (전날 연찬회에서) 잘 설명한대로 보수가치의 가장 핵심은 ‘시장경제’라고 강조했다”고 해명했다.

배현진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불가역적인 공천시스템을 만들어 중장년층과 청년층 모두 활동할 수 있는 당으로 만들겠다는 게 김병준식 인적쇄신안”이라면서 “여태까지 점수를 갖고 (현역 국회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해)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 풀을 넓히는 방식”이라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살생부식 인적쇄신’ 가능성에 대해 일찌감치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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