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과 시공사 간 하자보수 문제로 두 달 넘게 입주가 지연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오포 양우내안애' 단지 전경.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부실시공 문제로 조합원과 시공사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오포 양우내안애’ 사태가 좀처럼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완공된 아파트가 부실 투성이라는 조합 측의 주장을 건설사가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입주가 두 달 넘게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조합 측 “하자 보수만 2만건… 설계 속이고 피부병 발생해”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 경기도 광주의 오포읍이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포 양우내안애 조합과 이를 시공한 양우건설 사이에 패인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1,028세대 입주예정자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오포 양우내안애 조합원들이 폭염 속에서 입주를 거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건 무더기로 발견된 하자 때문이다. 지금까지 조합이 지적한 하자는 무려 2만건에 달한다. 조합 측은 주차장 누수와 결로, 건물 균열, 벽 틀어짐 등 단지 곳곳에 크고 작은 하자가 산재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하자 내용은 조합에서 운영하는 비대위 블로그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오포 양우내안애 비대위 관계자는 “건설사 측에서 입주 예정자들의 단내 출입을 막고 있어 A/S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힘든 상태”라며 “양우건설이 시공한 다른 사업장에서는 샷시가 떨어져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을 정도로 마감 상태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지하주차장 연결 문제도 쟁점 사안 중 하나다. 오포 양우내안애는 전체 15개 동 가운데 5개 동이 지하주차장에서 아파트 입구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를 두고 조합은 입주민이 큰 불편을 겪어야 하는 사안임에도 시공사가 사전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는 부실시공 논란이 빗어지는 현장에서 종종 거론되는데, 그때마다 건설사와 조합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인다.

비상시 주민들의 생명을 지켜 줄 방화문도 논란거리다. 통상 방화문은 화재 시 1시간 이상 버텨야 한다. 하지만 단지 내 설치된 방화문은 전문기관이 실시한 실험에서 틈이 벌어져 3분 만에 불합격 판정을 받아 제구실을 못한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 시공사 “조합의 일방적 주장… 진짜 목적 따로 있어”

입주 예정자 가운데 일부는 신체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는 붙박이장과 싱크대, 신발장 등에 질 낮은 PB(파티클보드)를 사용해 폼알데하이드와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같은 유해물질이 발생한 탓이라는 게 조합 측 목소리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전점검을 간 입주 예정자 중에는 내부 공기질 때문에 10분 만에 구토와 두드러기 발진 등의 증상을 호소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공 당사자인 양우건설은 조합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접수된 하자 중 이미 95% 가까이 조치가 완료됐다는 설명이다.

양우건설의 한 임원은 “조합 측이 주장한 내용 중 단 한 가지도 인정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 중 피부병이 발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해당 병원에 확인한 결과, 이미 알레르기 피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담당 의사로부터 확인했다”면서 “조합 측이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건 바로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으려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말했다.

약 360억원의 추가분담금 중 340억원을 양우건설이 책임져 달라는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온갖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당 임원은 “세대 당 6,000만원 가량 추가분담금이 발생한 데 대해 고통분담차원에서 회사가 100억원을 떠안겠다고 밝혔음에도 조합이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실시공 문제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간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준공 허가권을 지닌 광주시는 입주 예정일이 두 달이 넘도록 ‘오포 양우내안애’의 사용승인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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