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와 KPIC코퍼레이션의 내부거래가 상반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단골 주인공 대한유화가 올 상반기 이순규 회장 개인회사와의 내부거래 규모를 더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정부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대한유화의 일감몰아주기 대상은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KPIC코포레이션)으로, 이순규 회장(93.3%)과 그의 부인(6.65%)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KIPC코포레이션의 핵심 사업구조는 간단하다. 대한유화가 생산한 제품을 매입해 해외에 판매한다. 별도의 생산이나 가공은 없다. 대한유화의 해외영업부서 역할을 하며 소위 ‘통행세’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사업구조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KPIC코포레이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471억원, 매출원가는 1조1,240억원이었다. 그리고 대한유화로부터 매입한 규모가 8,523억원이었다. 매출원가 중 대한유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KPIC코포레이션은 50억원을 배당했고, 이는 고스란히 이순규 회장과 부인에게 향했다.

문제는 내부거래 규모가 올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대한유화의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PIC코포레이션을 통한 매출액이 6,80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2,631억원과 비교하면 2.5배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만에 지난해 연간 내부거래의 80%를 채웠다.

이는 대한유화의 실적 상승과도 궤를 같이 한다. 대한유화는 올해 설비 증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대한유화의 실적 증가에 맞춰 KPIC코퍼레이션과의 내부거래 규모도 증가한 것이다. KPIC코퍼레이션의 실적이 대한유화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대한유화와 KPIC코퍼레이션의 올해 연간 내부거래 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KPIC코포레이션의 매출액과 수익도 비슷한 규모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덩달아 이순규 회장과 부인이 챙길 배당금도 더욱 두둑해질 전망이다.

대한유화와 이순규 회장의 경제민주화 역행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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