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 공격 도구인 ‘색깔론’을 다시 꺼내들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운 ‘국가주의’와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사진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 중인 김병준(사진 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사진 왼쪽) 원내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 공격 도구인 ‘색깔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물러난 뒤 사실상 사라진 ‘색깔론’ 공격이 다시 부활한 셈이다. 이를 두고 한국당이 정부여당 공격 설정에 갈팡질팡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4일, 강원랜드 상임 감사위원 후보에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주범인 황인오 씨가 포함됐다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국가이념 정체성이 모호한 정부”라고 색깔론 공격에 나섰다.

김석기 의원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와 김상곤 교육부장관의 정책보좌관이 국가보안법상 불법이적단체 정책위원장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권의 이념적 지향성에 대해 큰 의문을 갖게 하는 일이 많다”고 색깔론 공격에 동참했다.

성일종 의원 역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을 “실패한 남미국가들의 세금주도성장”이라고 규정하며 과거 홍준표 전 대표가 ‘국민 세금을 모아 공산주의, 배급주의 형태로 나눠 먹는 사회주의적 분배 정책을 쓰고 있다’는 발언에 동조하는 주장을 했다.

◇ 원내지도부 ‘색깔론’에...비대위 “논의할 것”

그동안 한국당의 ‘색깔론’ 공격은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올해 지방선거 패배 이후 홍 전 대표가 물러간 뒤 김 원내대표는 “수구·냉전적 보수를 다 버리고 합리성에 기반한 새로운 이념적 지표를 세워가겠다”라며 사실상 색깔론 공격을 포기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비판에 집중하며, 홍준표 전 대표 체제 하에서 색깔론으로 비난 받던 ‘위장평화쇼’ 공세 지우기에 나섰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색깔론’ 대신 ‘국가주의’를 들고 나와 문재인 정부 행보 비판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경제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그 핵심인 최저임금 정책 등이 일자리를 줄이고, 그 결과 분배구조를 악화시켰음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라며 “진단도 엉망, 처방도 엉망”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24일, 한국당은 정부여당 공격 도구로 ‘색깔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홍 전 대표 사퇴와 함께 사실상 사라진 ‘색깔론’ 공격이 다시 부활한 데 대해 “(오늘 원내대책회의에서 제기된 이슈를) 색깔론 공세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차후 비대위에서 조금 더 논의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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